기준금리 연1.5% ‘역대 최저’...불안한 한국경제 불씨 살릴까
금리인하에 추경 편성돼야 시너지 발휘할 수 있어
2016-06-11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한국은행이 가계부채 급증에도 기준금리를 인하한 배경은 전적으로 경기부양 때문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자연스레 시장의 관심은 정부의 향후 재정정책에 몰리고 있다.한은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1.75%에서 1.50%로 전격 인하했다.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의 국내외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수출 부진과 메르스의 영향으로 성장 전망 경로에 하방 리스크가 커진 것으로 판단했다”고 금리 인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이어 그는 “메르스 사태의 추이와 그 파급 영향이 아직 불확실하긴 하지만 경제주체들의 심리와 실물경제 활동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미리 완화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올해 들어 수출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감소율은 계속 커지고 있으며 5월 수출은 10.9% 줄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의 -20.9% 이후 거의 6년 만에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소비자물가는 5월에 상승폭이 확대됐지만 6개월째 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담뱃값 인상 효과를 제외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내수는 회복세를 보였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라는 암초를 만나 고전하고 있다.백화점과 대형마트의 6월 첫 주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와 3.4% 감소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한과 수학여행 등의 취소로 관광, 문화, 여가 분야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외식업계의 평균 매출도 줄었다.한은은 이 같은 경기 하락세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통화완화책을 내놨다는 것이다.금통위 직전 최경환 국무총리 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메르스가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면서 국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이날도 최 총리 대행은 ‘메르스 피해업종 간담회’ 자리에서 “일부 업종에서 시작된 소비위축이 내수 전반으로 옮겨 붙지 않도록 과도한 불안심리의 확산을 차단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경제전문가들은 메르스로 악화된 경기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통화정책과 함께 확장적 재정정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해 시장에 돈을 푸는 분위기를 만들고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본격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다.이를 의식해 이 총재는 최근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역할론을 수차례 강조했고, 최 총리 대행도 “경제전반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필요하면 보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금리가 이미 낮은 상황이기에 추경 등의 재정 확대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더 크다. 그러므로 기준금리 인하와 재정 확대 정책을 함께 써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