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특별이익 제공’ 두고 정부-업계 온도차

2016-06-14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금융당국이 보험 계약 체결 후 고객에게 사은품을 주는 특별이익 제공을 차단하면서 이를 둘러싸고 금융당국과 보험업계 간의 신경전이 발생하고 있다.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달 금융개혁 현장점검반은 보험사로부터 보험설계사들의 사은품 제공 한도를 높여달라는 건의를 받았다.그러나 금융위원회는 소비자의 편익증대와 보험사 간의 과당경쟁을 해소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제도인 만큼 보험사가 금품을 제공하기 보다는 양질의 보험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이에 대해 보험업계는 업계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채 실시한 제도라고 비판하고 있다.현재 보험업법에선 보험사나 보험모집종사자가 보험 상품에 대해 광고를 하는 경우 3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이나 이에 상응하는 부대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여기에 특별이익 적용 대상을 두고 혼선을 빚고 있다.금융위는 최근 특별이익의 유형과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하기 위해 보험업법 제98조(특별이익의 제공 금지)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개정안이 입법되면 보험사와 제휴를 맺은 업체가 소비자에게 금품, 부대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행위는 특별이익 범위에서 제외된다. 제휴업체의 경우 마케팅 대행업체의 성격을 지녀 이들이 제공하는 금품 또는 서비스를 특별이익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이와 관련 보험업계는 제휴업체의 성격을 보다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제휴업체의 종류가 금융당국이 의도한 마케팅 대행업체처럼 외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험상품 자체에 서비스가 포함된 업체도 있기 때문이다.또한 특별이익 제공 시점을 두고 의견이 나뉜다.보험업계는 현재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으로 규정된 특별이익의 범위를 신계약을 체결할 때 제공하는 금품 수수에 대해서만 적용되는지, 아니면 계약 체결 후 계약관리 단계에서도 적용되는지를 분명히 해달라는 것이다일부 고객들이 설계사 과실로 인한 계약해지는 해지에 따른 불이익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 계약관리 단계에서 이뤄진 금품 수수를 특별이익 제공으로 몰아가며 민원을 제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금융당국은 계약 관리 단계에서 이뤄진 금품 수수를 특별이익에서 제외할 경우 과당 경쟁을 줄인다는 본래의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신계약 모집으로만 한정할 경우 계약 차후에 금품 제공을 약속하는 등의 편법적인 특별이익 제공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보험업계 관계자는 “신고가 아닌 민원으로 접수를 할 경우 보험사나 보험 설계사는 달리 취할  수 있는 대책이 없다”며 “특별이익의 범위가 모호해 문제가 없는 부분에서도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보다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