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총수 일가 지배력 가장 취약
IMF이후 총수 그룹지배력 계속 떨어져
이어 두산 한화 현대중공업 순으로 지배구조가 취약했다.
반면 총수 일가의 그룹 지배력이 가장 강한 곳은 현대산업개발이며 KCC 신세계 효성 대상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서울대 사회학과 장덕진 교수는 외환위기가 온 지난 1997년부터 2003년 말까지 국내 29개 그룹의 소유구조 변화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장 교수는 총수 일가의 그룹 지배력을 수치(지위비·地位比)로 표시했다.
지위비는 총수 일가의 보유 주식 수를 총주식 수로 나눈 뒤 자본총계(기업의 자본금 이익잉여금 등을 계산한 것)를 곱해 산출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지위비가 1에 가까울수록 총수 일가의 그룹 지배력이 높고, 0에 가까울수록 지배력이 낮다.
즉 지위비가 1이면 총수 일가가 모든 계열사의 주식을 100%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1997년 이후 국내 29개 상위 그룹의 평균은 0.431(1997년), 0.371(1998년), 0.419(1999년), 0.372(2000년), 0.373(2001년), 0.359(2002년), 0.377(2003년) 등으로 다소의 기복은 있으나 지속적인 하락 추세다.
이는 정부의 소유권 규제나 상속 등으로 총수 일가의 지분이 줄어들고 지분이 많이 분산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 교수가 이에 근거해 국내 29개 그룹의 지배력을 2003년을 기준으로 산출한 결과 총수 일가의 그룹 지배력이 가장 약한 그룹은 SK (0.053), 두산(0.097), 한화(0.105), 현대중공업(0.125), 현대자동차(0.135) 등이었다.
또 지배력이 가장 강한 그룹은 현대산업개발 (0.888)을 선두로 KCC(0.798), 신세계(0.758), 효성(0.754), 대상(0.630) 등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은 0.159로 29개 그룹의 평균 지배력 수치 0.377에 크게 못 미쳐 총수 일가의 지배력이 약한 그룹으로 분류됐다.
또 외환위기가 터진 1997년 상위 23개 그룹의 평균 지배력은 0.431이어서 외환위기 이후 총수 일가의 그룹 지배력은 상당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장 교수는 이에 대해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소유 규제나 상속 등으로 그룹 지분이 분산됐다”면서 “이를 두고 긍정적 또는 부정적이라고 단순하게 평가할 수는 없지만 해외 거대 자본의 공세에 맞설 수 있는 경영권 방어력이 취약해졌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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