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현대·기아차 ⑦] “위기의식 무장해 ‘정면돌파’ 해야”
정몽구 회장, 연일 위기의식 강조…품질경영·노사화합 등 관건
2016-06-17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국내외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며 큰 위기를 겪고 있지만, 이는 현대·기아차 스스로도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다. 특히 정몽구 회장은 항상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위기의식을 강조하며 경각심을 고취해왔다.정 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도 “현재의 대외상황은 개별 기업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스스로 헤쳐나갈 수밖에 없다”면서 “이럴 때일 수록 신발끈을 조여매고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정 회장은 다만 “너무 위축될 필요는 없다”며 “자신감을 갖고 위기에 정면으로 맞서줄 것”을 주문했다.현대·기아차의 위기극복 키워드는 정 회장이 줄곧 강조해온 품질경영에 있다. 국내외에서 점유율 하락을 위기를 겪고 있지만, 좋은 품질의 자동차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대표적인 사례가 ‘제네시스’다. 회사 차량의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품질경영’의 대표작품이라 할 수 있는 제네시스의 판매량은 오히려 지속증가하고 있다.실제로 현대차가 지난 2013년 11월 선보인 신형 제네시스는 올해 5월 말까지 내수 5만2661대, 수출 5만3254대 등 총 10만5915대가 팔려 출시 18개월 만에 10만대 판매를 넘어섰다.2008년 출시된 1세대 제네시스가 10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데 걸린 28개월을 10개월가량 앞당긴 것으로, 현대차가 지금까지 선보인 대형차로는 역대 최단 기록이다.제네시스는 경쟁차로 지목되는 수입 프리미엄 세단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해외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북미 올해의 차 2015’에 포드 머스탱, 폴크스바겐 골프와 함께 승용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고 지난해 5월 미국 고속도로보험안전협회(IIHS)가 시행한 충돌시험에서는 승용차 가운데 역대 최초로 29개 부문 전 항목 세부평가에서 만점을 받기도 했다. 따라서 제2, 제3의 제네시스 돌풍을 이어갈 수 있도록 품질경영에 지속 매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이와 관련 현대·기아차는 그룹차원에서 2018년까지 4년간 81조원을 투자하며 미래를 대비할 계획이다.핵심부품 공장 신·증설 및 IT 강화 등 기반시설 투자, 보완투자,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 등 시설투자에 34조4000억원, 제품 및 기술개발 등 R&D에 26조8000억원 등이 투자된다.노사화합도 중요한 키워드다. 현대·기아차는 매년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와의 갈등을 빚으며 생산차질 등의 문제를 겪어왔다.하지만 대내외 위기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노사간 반목보다는 위기극복을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지적이다.노사화합과 관련해 최근에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지난달 22일 노사가 신형 투싼 등 인기차종에 대한 공장간 물량 조정에 전격 합의하며 국내공장의 노동 경직성 해소를 기대할 수 있게됐다.또한 지난 9일에는 임단협 교섭장에서 이경훈 노조위원장이 “회사가 처한 위기상황에 대해 공감하며, 노사가 함께 극복하자”고 다짐하기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