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사 해외시장 진출…이득 될까

금융위, 금융사 대상 해외진출 수요조사 진행

2016-06-17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국내보험사들이 올해에도 해외시장 진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미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섰다.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권을 대상으로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해외진출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보험업계를 포함한 283개 금융회사와 16개 공공금융기관 대상으로 금융사별 주요 진출국, 애로사항, 정부 지원방안 등을 조사한다.이를 바탕으로 주요 지원대상국 선정과 금융협력포럼 등 구체적 지원방안에 대해 논의한다.현재 해외에 진출한 손해보험사는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현대해상, LIG손해보험 등이 있으며 생명보험사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이 있다.현대해상은 지난달 보험업계 최초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사무소를 설립해 앞으로 유럽연합 보험시장 조사 및 현지 영업기반 구축을 위한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이번 진출을 토대로 유럽 시장 내 보험서비스 네트워크 구축 및 현지진출 한국기업에 대한 보험서비스 지원 강화에 나선다.동부화재도 지난달 미얀마 양곤 주재사무소 개소식을 진행하고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미얀마 보험시장에 진출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월 베트남 손해보험시장에서 점유율 4위를 차지하고 있는 PTI 손해보험사 인수 계약을 체결해 국내 보험사 최초로 베트남 보험 시장에도 진출했다.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부터 해외영업체계를 구축해 올해 본격적으로 해외진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중국 손해보험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시안에 6번째 중국지점인 ‘산시지점’을 설립해 중국에서 가장 많은 거점을 확보한 외자계 손해보험사가 됐다.보험사들의 해외진출이 활발해지자 금융당국도 규제 개선 등을 통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8일 금융사 해외진출 현장간담회에서 “사전 승인제를 사후 신고제로 바꾸겠다”고 답한 뒤 보험사의 해외 사무소 설립 신고 절차를 간소화하며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위한 보험사들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하지만 보험사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속도에 비해 성과는 부진한 상태다.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4년 상반기 보험회사 해외점포 영업실적’을 보면 지난해 상반기 손보사 해외점포는 47만7000달러, 생보사는 828만달러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2013년 같은 기간 대비 적자를 보였다.보험사별로는 삼성생명만이 지난해 상반기까지 87만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 1304만달러 손실에서 흑자를 시현했지만, 해외 총 누적손실액은 800억원을 넘었다.한화생명 역시 해외 시장 성적표가 별로 좋지 않다. 금융감독원의 ‘국내 금융업계 해외영업 현황’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해외영업을 시작한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680억3300만원의 손실을 냈다.지난해 베트남 호찌민법인은 1012만달러(약 100억원), 중국 항저우법인은 945만달러(약 9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국내 손해보험사의 해외 진출도 생보사와 마찬가지로 내실이 없다는 평가다.회사별로는 LIG손해보험의 적자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상반기 2298만달러 가량의 순손실을 기록해 전년 357만3000만달러 규모의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메리츠화재의 순이익은 전년도에 비해 20만5000달러 감소한 5만4000달러를 기록했고 현대해상도 같은 기간 128만달러 감소한 170만5000달러에 그쳤다.보험업계 관계자는 “2000년 초반부터 보험사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됐지만 현재 고객을 대상으로 한 보험 영업이나 해외사업 비용관리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지 시장 수요를 고려한 상품·채널 전략, 현지화를 촉진하기 위한 국가 간 인프라 협력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