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최고 도박중독국이라더니…‘로또’ 때문?!

지난해 대규모 재조사 결과 도박중독 유병률 0.9% 불과…국민의 60% 로또 즐겨

2011-03-09     김경탁 기자

[매일일보=김경탁 기자] 우리나라 국민이 도박을 좋아하고 쉽게 빠져든다는 것은 잘못된 조사에서 비롯된 편견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008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는 1천명이라는 표본수와 CPGI라는 측정도구를 사용,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도박중독국가라는 결과를 내놓았고, 이로 인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큰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마사회(이하 KRA)는 최근 우리 국민의 도박참여율은 58.1%로 뉴질랜드(86.2%)나 캐나다(86.6%)보다 훨씬 낮았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주(57%)나 싱가포르(58%)와 유사한 수준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사감위 조사를 반박했다.

KRA의 이번 발표는 고려대학교 한성열 교수가 지난 2009년 9개월에 걸쳐 2만 명이 넘는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국민대상 도박이용실태 유병률 조사」에 근거한 것.

한성열 교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0.9%로 중국(1.78%)이나 싱가포르(2.1%) 등 같은 아시아국가에 비해 현저히 낮았으며 미국(1.1%)보다도 낮아 한국인들이 다른 동양인들보다 도박에 대한 절제능력을 더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즐기는 도박은 로또로 전 국민의 60.1%가 즐기고 있었다. 그 다음이 온라인 게임(37.6%), 화투(33.7%), 내기당구․바둑․장기․골프(10.6%), 즉석복권(3.4%), 주식 단타매매와 파생상품(3%) 순으로, 사회적으로 ‘도박’이라는 인식이 큰 경마(2.1%)나 경륜(0.7%), 정선 카지노(0.7%) 등은 참여율이 높지 않았다.


1인당 하루 베팅금액은 주식 단타매매와 파생상품이 548만1439원으로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다음이 하우스 불법 도박 32만7181원, 정선 카지노 31만2709원, 카지노바 22만2462원, 호텔카지노 14만3789원, 사설경마 12만9232원 순이었고, 합법 경마는 9만679원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KRA는 “이번 연구결과는 우리나라의 도박중독률이 9.5%에 달하며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주장했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주장과 상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번 한성열 교수 조사는 2만 명 이상의 유효표본을 확보하고 신뢰성과 타당성이 담보된 K-NODS를 측정도구로 사용하는 한편, 제3자가 조사과정을 통제하는 감리제도를 도입하여 정확성과 신뢰도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