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진입장벽 낮춘다…최저 자본금 500억

연내 1~2곳 시범인가…신용카드업·방카슈랑스도 가능

2015-06-18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인터넷이나 ATM으로만 운영되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재벌기업이 아닌 산업자본의 참여가 허용되며 최저자본금은 시중은행의 절반인 500억원이다.영업범위는 일반은행과 같아 예금과 대출뿐만 아니라 외국환, 신용카드업, 방카슈랑스(보험대리점) 업무까지 할 수 있으며 연내 자격이 되는 1~2곳이 예비인가를 받을 예정이다.금융위원회는 18일 금융개혁회의 논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을 발표했다.이 방안을 보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같은 혁신적인 경영 주체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은산(은행-산업자본) 분리 규제와 최저자본금 기준을 완화해 진입 문턱을 낮췄다.이에 따라 은행법상 현행 4%인 비(非)금융주력자(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가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50%로 대폭 높아진다.다만 재벌인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완화대상에서 제외한다.은행이 대주주의 사금고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막고자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현행 ‘자기자본의 25% 및 지분율 이내’에서 ‘자기자본의 10% 및 지분율 이내’로 축소한다. 대주주가 발행한 주식도 은행이 취득할 수 없도록 했다.영업범위는 원칙적으로 일반은행과 차별을 두지 않기로 했다.그러나 리스크 방지와 건전성 유지 차원에서 업무범위 제한이 필요한 상황에 대비해 인가할 때 법령행위자에게 붙이는 부대조건인 부관(附款)이나 하위법령을 통해 제한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신용카드업을 겸영하려면 30개 이상의 점포, 300명 이상의 임직원 요건이 필요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선 인가요건상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건전성 규제는 일반은행과 동일하게 적용하되 초기 부담을 덜어주고자 일정 기간 예외를 인정한 뒤 단계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산정할 때 초기에는 바젤Ⅰ기준을, 나중에 일반은행처럼 한층 강화된 바젤Ⅲ를 적용한다.전산설비의 외부 위탁도 허용해 주기로 했다.인터넷은행의 활성화를 위해 계좌 개설 때 다양한 비대면확인 방식을 12월부터 적용한다.신분증 사본의 온라인 제출, 영상통화, 현금카드 전달 때 확인, 기존계좌 활용 등 네 가지 방식과 그밖의 다른 방식을 허용할 예정이다.인가심사는 은행업 인가심사기준을 기본으로 적용하되 사업계획의 혁신성, 주주구성과 사업모델의 안정성,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 국내 금융산업 발전과 경쟁력 기여도, 해외진출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고려할 예정이다.아울러 영업점포가 없는 점을 고려해 전산사고 등에 적절히 대응할 체계를 갖췄는지, 유동성이 부족할 때 대주주의 적절한 자금공급계획이 있는지도 심사한다.인가 업무는 핀테크, 금융계, 학계, 소비자, 법조계, 재무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에 맡기지만 개별 신청자와 이해관계가 있는 주체는 배제하기로 했다.신청자가 여럿이 되는 상황을 고려해 건별·순차 심사보다는 일괄신청을 받아 한꺼번에 심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금융위는 일단 현행 은산분리 규제 체제에서 적격성을 갖춘 1~2곳에 연내에 시범인가를 내줘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을 앞당기고 은행법 개정을 통해 규제를 완화한 뒤 추가로 인가하기로 했다.시범인가 일정은 7월 초 인가매뉴얼 공개, 7월22일 공개설명회, 9월 중 예비인가 신청접수, 10~11월 심사, 12월 예비인가, 내년 상반기 본인가로 잡혔다.금융위는 다음 달까지 은행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한 뒤 개정법 시행 후 6개월 내에 인가신청을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