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감지, 은행권 대출 연체율 변화로 확인 가능”
2015-06-18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금융위기와 같은 신용경색기 돌입을 감지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지표는 은행의 대출 연체율 변화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서현덕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정연 한국은행 금융안정국 과장은 18일 ‘바젤Ⅲ 은행 경기대응완충자본 규제의 기준지표에 대한 연구’를 주제로 낸 보고서에서 내년 경기대응완충자본 규제 도입을 앞두고 금융위기 발생을 알리는 조기경보 지표로서 어떤 경제지표가 유용한지를 분석했다.경기대응완충자본 규제란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해 과도한 신용팽창기에 은행들이 최저자기자본을 초과하는 완충자본을 쌓도록 하는 제도다.은행들이 호황기에는 대출을 과도하게 늘리고 불황기에는 대출을 줄이는 ‘비 올 때 우산 뺏기’식 행태가 경기변동폭을 키우는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일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바젤은행감독위원회가 주도해 제정했다.신용팽창기에는 규제 비율을 높여 은행이 완충자금을 추가로 쌓도록 하고 위기 시에는 규제 비율을 낮춰 은행들이 대출을 줄이지 않도록 유도하는 게 제도의 핵심이다.경기대응완충자본은 경기 변동에 따라 규제 정도가 조절되기 때문에 정책당국 입장에서는 경기 국면을 판단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 획득이 중요하다.바젤은행감독위원회는 ‘신용/국내총생산(GDP)’ 비율이 장기추세에서 벗어난 차이를 공통참고지표로 활용하도록 제시하면서 각국 실정에 따라 다양한 정보를 보조지표로 활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서 교수와 이 과장은 40여개 경제지표를 대상으로 어떤 지표가 금융위기 발생을 사전에 잘 식별할 수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 은행대출의 연체율 증감이 금융위기 임박을 가장 효과적으로 포착하는 조기경보 지표라고 꼽았다.은행 연체율이 증가하면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 전조인 만큼 완충자금을 곧바로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반대로 신용팽창기임을 감지할 수 있는 지표로는 비금융기업신용 증감율, 가계신용, 은행대출, 비은행대출 증감율과 같은 신용 및 대출 연관 정보들이 유용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경기대응완충자본은 위험가중자산의 0∼2.5% 범위에서 결정되며,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에 들어가 2019년부터 전면 적용된다.이 규제가 시행되면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성에 압박을 받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서 교수는 “경기대응완충자본 제도가 다른 거시경제 정책과 상충할 수 있는 만큼 정책당국 간 체계적인 의사소통과 정책공조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