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종신보험' 연금전환특약과 차별성 없어
보험업, 금융당국의 사적연금 활성화 위한 수단
2016-06-23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신종’ 종신보험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기존 종신보험도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특약이 존재해 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생명보험업계는 최근 기존 상품을 리뉴얼하거나 보장내용을 강화한 신상품들을 선보였다.종신보험의 초점이 유족이 받을 사망보험금을 가입자 본인이 생전에 미리 당겨 쓸 수 있도록, 사후지급에서 생전보장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상품 트렌드로 이어지고 있다.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과 신한생명, NH농협생명이 각각 출시한 ‘신 종신보험’ 상품이 꾸준히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교보생명이 지난 6일 출시한 ‘나를 담은 가족사랑 교보 뉴 종신보험’은 출시 한 달만에 7300건의 가입실적을 올리고 주계약 가입금액도 6000억원을 넘어서며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이 상품은 별도의 특약 가입 없이 은퇴 후 필요한 노후 의료비나 생활비를 사망보험금에서 앞당겨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아울러 은퇴 후 10년간 매년 건강검진을 받을 경우 매년 7만원(1억 가입 기준)을, 건강에 문제가 없어 의료비를 받지 않는 경우에는 매년 3만원을 보너스로 적립금에 가산하거나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교보생명 관계자는 “기존 종신보험과는 다르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고객들의 호응이 높다”고 전했다.한화생명은 종신보험에 변액기능과 교육비 지원을 탑재한 ‘교육비 받는 변액통합종신보험’을 선보였다. 자녀의 학업기간인 7~22세 사이에 부모가 사망하면 가입금액의 50%를 사망보험금으로 지급한 후 교육비를 매월 별도로 보장한다.대형 생보사뿐만 아니라 농협·신한·AIA생명 등도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신한생명이 지난 4월부터 판매중인 ‘신한 연금 미리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은 판매 50여일 만에 누적가입액 1조원을 돌파했다.이 상품은 연금수령 중 피보험자가 사망할 경우 잔여금액을 사망보험금으로 지급하며 이때 가입금액의 10%를 유족위로금으로 추가 지급한다.AIA생명의 ‘우리 가족 힘이 되는 선지급 종신보험’은 교보생명과 마찬가지로 사망보험금 중 일부를 가입자 생전에 병원비로 미리 당겨 쓸 수 있다. 농협생명이 출시한 ‘내맘같이 NH유니버셜 종신보험’ 역시 가입자가 경제상황에 따라 보험료 납입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으며 연금전환특약을 통해 은퇴 후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그러나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의 일환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금융위원회는 지난해 8월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종신보험 수령시기가 늦어지는 점을 내세워 연금형식으로 보험금을 앞당겨 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 상품 출시를 제안했다.이에 한화·교보·신한·흥국·KB생명 등 5개 생보사와 TF를 구성, 미리 받을 수 있는 ‘신종’ 종신보험을 개발했다.신한생명이 업계 최초로 출시한 ‘연금 미리 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은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과 비슷한 개념의 상품으로 지난해 8월 정부가 발표한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의 후속 조치다.또한 기존 종신보험도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특약이 존재해 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기존 연금전환특약을 활용하면 은퇴 후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어 종신보험 본연의 사망보장기능과 노후대비를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 종신보험을 연금전환 특약으로 가입하느냐, 주보험으로 가입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미리 받을 수 있는 기능이 이미 존재해 큰 차이가 없다”전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로 나온 종신보험은 선 지급 기능 추가에 보장 범위도 한층 넓어져 일반 종신보험보다 보험료가 비싼 경우도 있다”며 “가입자가 원하는 보장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지를 신중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