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국인직접투자 시장에 은행권 ‘주목’

국민은행 내달 FDI센터 개장…1위 외환은행에 도전장

2015-06-24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예대 마진 감소에 은행들이 외국인 직접투자(FDI·Foreign Direct Investment)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송금수수료와 환전수익을 얻고 잠재 고객도 확보할 수 있어서다.24일 은행권에 따르면 그동안 주택담보대출에 주력해 온 KB국민은행은 다음 달 중순께 FDI 센터를 개장한다.FDI센터는 해외기업이 국내에 투자할 때 법적 절차 관련 컨설팅을 하거나 자금결제 등의 업무를 처리해 주는 곳이다.국민은행은 그동안 외환업무부에서 외국인 투자 관련 업무를 소화했으나 인력부족으로 투자자들을 찾아가는 마케팅을 하지 못했다.국민은행 관계자는 “지금까지 소극적으로 외국인 투자업무를 했지만 신설되는 센터를 활용해 직접 외국인을 찾아다니며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서울 명동 본점에 설치되는 국민은행 FDI 센터는 외국인투자, 자본거래, 고객상담 등의 분야 전문가 5~7명으로 출발할 예정이다.국민은행이 외국인 직접투자 분야를 강화하는 것은 이자 수익이 줄어들면서 수익원을 다각화하기 위한 차원이다.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외국인 직접투자 시장 규모는 신고금액 기준으로 2013년 145억4834만 달러에서 지난해 190억309만 달러로 30.6% 급증했다.은행들은 지난해 36억914만 달러와 24억8764만 달러를 각각 국내에 투자한 미국과 일본에 비해 투자 규모는 아직 작지만 증가 속도가 가파른 중국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중국의 투자금액은 2013년 4억8118만 달러에서 2014년 11억8936만 달러로 147% 폭증했다.화교 자본으로 분류되는 싱가포르 투자액도 2013년 4억3104만 달러에서 지난해 16억7265만 달러로 288% 급증했다.외국인 투자를 관리하는 분야에선 현재 외환은행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외환은행은 2012년 강남 FDI 센터를 설립한 이후 지난해 5월 제주 FDI센터, 12월 송도 FDI 센터를 차례로 열었다.이달에는 역삼 FDI 센터를 신설했다.역삼 센터에는 중국인 자산가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으로 중국 전문가들을 대거 배치했다.외환은행은 이들 센터를 앞세워 지난해 81억600만 달러의 외국인 투자를 관리했다.이는 전체 유입액의 약 43%를 차지하는 것으로, 압도적인 1위 성적이다.그러나 신한·우리은행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신한은행은 지난해 한자릿수에서 올 1분기에 17%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려 외환은행의 '텃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신한은행은 국내 금융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본인, 스코틀랜드인, 인도인 등 다국적 직원들을 앞세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수료 수익을 낼 수 있는 데다가 글로벌 투자기업들과 주거래은행 관계를 맺을 수 있기 때문에 은행들이 FDI 분야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