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태다! 잡아라!” 숨가빴던 2분
김씨, 현재 범행 사실 완강하게 부인
2011-03-10 이한일 기자
[매일일보=이한일 기자] 부산 여중생 살해 사건 피의자 김길태는 10일 오후 2시45분께 사상구 덕포시장 인근 빌라 옥상에 숨어있다가 수색 중인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이날 김길태를 검거, 수사본부로 압송한 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 빌라 옥상에 숨어 있다 붙잡혀 = 경찰에 따르면 김길태는 빌라 옥상에 숨어있다 경찰에 발각되자 옆 빌라 옥상을 통해 도주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빌라 옆 도로로 도망가는 김길태를 덮쳐 격투 끝에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 1명이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검거 당시 김깉태는 회색 후드 점퍼 차림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긴 머리로 얼굴을 가린 채 초췌한 모습이었다. 경찰은 압송된 김길태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추궁하고 있다. 김씨는 자신의 범행 사실을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길태 검거과정 = 김길태는 경찰의 계속된 저인망식 수색 중 10일 사상구 덕포동의 3층짜리 건물인 K빌라에 숨어 있다가 검거됐다.부산 여중생 살해사건 김영식 수사본부장은 이날 오후 피의자 김씨 검거 경위에 대한 브리핑에서 경찰이 K빌라를 수색하던 중 옥상 문을 여는 순간 숨어 있던 김씨가 옆 건물로 달아나는 것을 추적해 검거했다고 밝혔다.처음 김씨를 발견한 부산경찰청 1기동대 장외태 순경에 따르면 옥상 문을 여는 순간 사람이 올라오는 것을 미리 알고 있던 김씨가 바로 옆 건물로 도주해 "김길태다"고 소리쳤다고 밝혔다.김씨는 빌라 한 동을 뛰어 넘은 후 빌라와 빌라 사이의 1m 가량의 좁은 공간 사이로 벽을 등지고 다리와 팔을 뻗어 3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대담하고 민첩한 행동을 보였다.이어 장 순경과 동료가 김씨를 잡기 위해 계단으로 내려갔고 아래에서 수색하던 부산청 소속 강희정 경사가 태연하게 후드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걸어나오던 김씨를 발견해 "잡아라"고 소리쳤다.이에 도주하던 김씨는 앞을 막는 이용운 경사를 밀어 넘어뜨린 후 달아나려던 것을 강 경사가 뒤에서 덮쳤으며, 주변에 있던 사하경찰서 수색팀 2명이 동시에 합세해 김씨를 완전 제압해 검거했다.◆ 경찰, 김길태 압송시 이례적 얼굴 공개 = 경찰은 이날 김길태를 압송해 오면서 이례적으로 마스크나 모자를 씌우지 않고 얼굴을 그대로 공개했다.이날 호송차에서 내리는 김의 모습은 초췌했다. 후드 티에 검은 점퍼를 입었고 긴 머리가 앞이마를 덮었으며 면도를 못한 듯 수염이 많이 자란 모습이었다. 그러나 얼굴 모습은 수배 전단지에 나온 모습과 별 차이가 없었다. 김은 차량에서 내리면서 다소 체념한 듯 고개를 숙이고 수사실로 향했다.경찰은 이날 압송되는 김의 얼굴을 가리지 않았다. 경찰은 그동안 부녀자 7명을 납치 살해한 강호순, 열 달 동안 20명을 살해한 유영철 등 흉악범의 경우에도 마스크와 모자 등으로 얼굴을 사실상 가렸다.◆ 시민·네티즌, '울분'·'늦었지만 다행' = 김길태가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시민들은 대부분 울분을 토해냈다.직장원 박상준씨(32)는 "어린 여중생을 납치해 살해까지 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김길태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적법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주부 손정심씨(45)는 "딸을 키우는 입장에서 너무나 안타깝고 눈물이 났다"며 "어린 여성을 상대로 끔찍한 일을 저지른 김길태는 우리 사회가 용서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또 일부시민들은 늦었지만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대학생 김하얀씨(25)는 "제2, 3의 이유리양과 같은 사건이 발생되지 않게 김길태를 붙잡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김길태가 붙잡힌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동성폭력에 대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직장인 김상훈씨(32)도 "왜 빨리 김길태를 붙잡히 못했는지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한편으로는 늦었지만 경찰에 검거된 것이 다행"이라며 "다시는 모든 국민들이 슬픔에 잠기지는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길태, 무기징역 선고 가능 = 법조계에 따르면 현행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성폭력 특별법) 10조에 따르면13세 미만인 피해자를 납치, 성폭행한 뒤 살해한 김길태에게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양형기준에 근거해도 강간 살인의 경우 12년 이상 15년 이하 또는 무기형에 처할 수 있는데, 김씨는 성범죄 전과가 있고 사체를 유기하는 등의 가중사유로 인해 형량을 1.5배 가중할 수 있어, 무기징역형 선고 조건이 충족된다.김씨는 실종사건 발생 15일 만인 이날 오후 2시45분께 사상구 덕포동의 3층짜리 건물인 K빌라에 숨어 있다가 검거됐다. 하지만 자신의 범행 사실을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찰 조사결과가 주목된다.앞서 등교 중이던 여아를 끌고가 성폭행, 평생 장애를 안고 살게 한 사건의 범인 조두순의 경우에도 피해자가 사망하지는 않았지만 특별양형 가중요소인 '중한 상해'가 발생한 점 등에 비춰 무기징역 선고가 가능했다.◆ 김길태는 도대체 어떤 인물인가 = 부산 여중생 이모양을 잔혹하게 납치 살해한 피의자 김길태는 두 살 때 부산의 한 교회 앞에 버려져 입양됐던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으며, 고등학교를 중퇴한 15년 전부터 범죄행각을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김씨는 전과 8범에 11년 수감생활을 했으며 교도소에서 심한 대인기피증과 극도의 불안감을 보였고, 출소 후에는 1달 동안이나 외출을 하지 않을 정도로 폐쇄적인 생활을 했다는 것. 교도소 수감 때를 제외하고는 자신이 태어나 자란 부산 사상구 일대를 떠난 적이 없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경찰은 이런 김이 사회적 규범들을 쉽게 따르지 않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성향의 인물로 파악하고 있으며, 청소년기 이후를 대부분 교도소에서 보낸 탓에 운전면허도 없고, 휴대전화는 물론 인터넷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경찰이 밝힌 김씨의 지능지수는 86이며, 김길태의 전형적인 아날로그식 범죄행각에 오히려 첨단 디지탈로 무장한 경찰이 농락당하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