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평씨 소환…'成 특사 대가' 금품거래 혐의 조사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공소시효 남은 듯
2016-06-24 민성아 기자
[매일일보]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24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를 소환해 조사했다.검찰은 성 전 회장 측이 건평씨에게 특별사면 관련 청탁과 함께 거액의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건평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카사위인 정재성 변호사가 조사 과정에 참여했다.건평씨는 2007년 연말 특사를 앞두고 성 전 회장 측으로부터 사면 대상자에 포함되도록 정부에 힘써 달라는 청탁을 받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당시 경남기업 임원이던 김모씨가 성 전 회장의 부탁을 전달하기 위해 건평씨의 자택을 찾아갔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같은 지역 출신인 건평씨와 오랜 기간 친분을 쌓은 인물로,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다.건평씨는 최근 몇몇 언론과 인터뷰에서 "성 전 회장 측 사람이 접근해 왔지만 (특사 부탁을) 단호히 거절했다"는 입장을 밝혔다.하지만 검찰은 최근 경남기업 관계자들을 조사하면서 건평씨가 특사 관련 청탁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청탁 대상이 '특별사면'이라는 점에 비춰 의혹이 제기된 금품거래 규모는 많게는 수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성 전 회장은 행담도 개발사업비리 의혹에 연루된 혐의로 2007년 11월 2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지만 상고를 포기해 한 달 뒤인 12월31일 특별사면됐다.한 법조계 관계자는 "건평씨가 피의자 신분이라면 공소시효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시기상 공소시효를 완성한 특별사면 자체가 아니라 사면 이후 성 전 회장과의 금품거래 여부가 조사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법조계 일각에서는 건평씨가 성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건네받은 의혹이 있는 시점은 특별사면 이후인 2008년 하반기가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민간인 신분으로 공적 업무에 관해 부정한 돈을 받았다면 보통 알선수재나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한다. 이런 혐의들은 공소시효가 7년인 만큼 금품거래 의혹 시점도 2008년 하반기 이후여야 수사가 가능하다는 관측이다.반면 금품거래 과정에 직접 관여한 증인이 존재하지 않거나 이날 조사에서 건평씨가 의혹을 말끔히 소명한다면 사법처리로 이어지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있다.건평씨는 이날 오전 10시40분께 특별수사팀 조사실에 출석했다. 그가 검찰청사에 출석하는 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특별수사팀은 성 전 회장과 금품거래를 한 정황이 새로 포착된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의원에게 이날 오후 2시에 조사실에 나올 것을 통보했지만 김 의원이 응하지 않았다.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은 해외 출장 일정을 일부 취소하고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검찰에 밝혔다. 출석 시기는 오는 26일이나 27일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김 의원과 이 의원 모두 성 전 회장과의 금품거래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