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9주년 기획 |위기속 경쟁력 5대 제언-4]“경제 실용성 핵심은 ‘효율적인 투자’로 부터”
“기초설비·R&D 등 미래 성장기반에 지출 아끼지 말아야”
2016-06-25 김창성 기자
[매일일보 김창성 기자] 올 초 주요 대기업들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공개 ‘주요기업 투자간담회’에서 정부의 투자 확대 주문에 ‘세제 개선과 입지·규제 완화’ 등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요청했다.재계의 이 같은 지원 요청에 대해 당시 윤 장관은 “이번에 제기된 사항은 최대한 빨리 결정해서 기업의 투자 계획 수립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 움직임은 구체적인 수치로도 증명되고 있다.최근 KDB산업은행은 올해 주요 기업 2500여 곳의 설비투자 규모가 지난해 보다 15%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산업은행이 제조·비제조 부문의 2500여개 기업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전체 설비투자 규모는 올해 157조3000억원 규모로, 이는 지난해보다 14.9% 많은 금액이다.다만 현대차그룹의 한전 부지 투자와 같은 일시적 성격의 투자분을 제외할 경우 투자계획은 총 146조8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2% 증가한 수준이었다.특히 산업은행은 일시적 요인으로 올해 설비투자 계획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지만 엔저현상 등 경기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중소기업이나 철강, 석유정제 같은 일부 전통 주력사업 분야에선 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기업의 투자 의지는 분명했지만 이를 적극 지원하겠다던 정부는 각종 비리수사 및 세무조사 등으로 기업을 압박하며 이들의 투자 효율성을 떨어트리고 있다.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한국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효율성이 2010년보다 전반적으로 감소했다는 ‘한중일 상장기업 R&D 투자 효율성 비교’란 보고서를 내놨다.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R&D 투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 및 세제를 기업 친화적 방식으로 전환하고 R&D로 산출된 성과를 쉽게 사업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최근 정부는 각종 세무조사와 사내유보금 과세 방침 의지를 분명히 하며 기업의 투자 의지를 위축시키고 있다.특히 주요 대기업 7개사가 국내 R&D 투자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기업 간 연구개발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두드러졌지만 정부는 뚜렷한 대책 마련도 못하고 있다.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은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R&D 혁신안’은 “관료들의 가짜혁신”이라며 “죽어가는 국가 R&D를 살려낼 과학기술정책 7대 요구안”을 제시하기도 했다.이들은 정부 R&D 투자 효율화를 위한 4대 혁신 방안으로 △R&D 예산 관리의 독립성과 일원화 △중소기업 R&D 지원 사업 일원화 △지역 R&D 사업을 광역 지자체 중심으로 집중 △공기업·대기업에 대한 R&D 이중지원 중단을 내놨다.또 국가 R&D 발전을 위한 3대 발전 방안으로 △R&D 기획·평가 시스템의 전문적인 개혁 △노동3권의 전면보장과 동일노동 동일임금 적용 △과기전략본부(가칭)의 독립성 확보와 공공 연구기관 자율성 보장을 제시하며 정부의 각성을 촉구했다.이처럼 최근 국내 기업들의 R&D 효율성은 미흡한 수준이지만 경쟁국인 일본, 중국 기업들의 R&D 효율성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발 빠른 대처가 요구된다.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의 R&D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 및 세제 지원이나 사업화 촉진을 위한 법제도적 정비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며 "여기에 각 기업들도 대내외적 규제 환경에 위축되지 말고 신 시장 진출을 위한 적극적인 청사진 제시로 미래 100년 먹거리 구축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