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세월을 뛰어 넘는다"
울진군, 민족의 정기와 기상 담은 대왕금강송·불영계곡
2016-06-29 김기락 기자
[매일일보 김기락 기자]흔히 우리민족의 정기와 기상을 상징하는 나무로 제일 먼저 소나무를 꼽는다. 울진군 서면과 북면의 경계에 자리한 해발 819미터의 안일왕산은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신비의 산이다.울진군에는 많은 금강송이 자라는데 안일왕산과 샛재 일원에 200년 수령 이상이 4,000여 그루가 분포한다. 그 중에서도 수령 750년~1,000년 사이로 추정되는 대왕소나무는 명품 중의 명품. 안일왕산 정상이 지척인 해발 780미터의 고도에 위치하며 자연 그대로의 환경에서 살아왔다.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소나무는 참으로 장관이다.대왕금강송을 보려면 북면 두천리에 개설된 안일왕산 등산 코스를 따라 2시간 30분가량을 숨 가쁘게 올라야 한다. 산 능선을 따라가는 등산코스지만 가파른 언덕을 올라야하기 때문에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대왕금강송을 찾아 가는 길에도 10여m 높이의 아름다리 소나무를 만날 수 있다. 마치 대왕금강송을 호위하듯 군락을 이루고 있어 장관이다. 한 자리에 나란히 곧게 자라 마치 형제처럼 보이는 아름드리‘형제금강송’과 한 뿌리에서 나와 두 갈래로 자란‘일란성 쌍둥이 금강송’등 저마다 기세를 뽐내고 있다.길옆에서 허리를 90도 가량 구부리고 있는‘문지기 노송’과 인사를 나누고 곧장 걸어가면 대왕금강송이 눈앞에 나타난다. 높이 14m, 나무 둘레는 5m에 달하는 대왕금강송은 지난해 6월 보호수로 지정됐다. 금강송 중에서도 대왕금강송인 만큼 보는 것만으로도 신령한 기운이 넘쳐난다. 대왕금강송은 응봉산, 형제봉, 중미동봉, 삿갓재 등을 마주보고 기세등등한 대왕의 모습처럼 자리 잡고 있다.대왕금강송 정상에서 산 아래를 바라보는 모습은 또 다른 장관이다. 정면에 보이는 중미동봉을 중심으로 우측에는 형제봉, 응봉산 좌측에는 삿갓재가 보인다. 탁 트인 산봉우리 전경은 구름과 맞닿아 있는 듯 가까워 보인다. 녹음이 우거진 여름에 오르면 더욱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대왕금강송을 만나고 돌아오는 울진 불영계곡. 초여름 불영계곡은 연록과 초록이 펼치는 녹색 생명의 축제장이다.근남면 행곡리에서 서면 하원리 불영사에 이르는 15㎞규모의 기암절벽과 속살이 환하게 들여다보이는 맑은 광천을 품고 있는 수려한 계곡이다. 그 품세가 인공으로는 도무지 흉내조차 낼 수 없을 만큼 웅장하고 기괴하고 수려해‘한국의 그랜드캐년’으로 불리어진다.‘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지’에 선정되기도 했던 불영계곡은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듯한 절벽, 맑은 푸른 물줄기,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웅울한 경관으로 이름 난 국가 명승지이다.불영계곡은 봄․가을은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여름에는 계곡 피서지로, 겨울에는 전국 최고의 설경을 연출하는 곳으로 사계절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겨울 내내 잎사귀와 꽃을 떨군 나무들은 잎눈과 꽃눈만으로 너끈하게 겨울을 살아 사람들에게 연록의 생명을 가져다 준다. 6월 불영사계곡은 초록을 제압하는 연록의 물결로 넘실거린다. 특히‘협곡 트레킹 코스’의 명성과 함께 누구나 걷고 찾을 수 있는‘에코 힐링로드’로 거듭났다.통고산 자연휴양림을 베이스캠프로 이용하고 대왕소나무 트래킹, 불영계곡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며 불영사, 민물고기전시장, 성류굴 아쿠아리움 등 볼거리가 다양한 관광지가 위치해 있다. 이번 여름 가족, 연인과 함께 간직할 수 있는 추억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