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만원 한도 비과세 해외펀드, 이르면 연말부터 시판

매매·평가·환차익 비과세…사전보고제 폐지

2015-06-29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1인당 3000만원 한도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비과세 해외펀드가 이르면 연말부터 시판될 예정이다.기획재정부는 29일 해외투자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해외주식 투자전용 펀드(가칭)’를 도입해 해외주식 매매·평가차익과 환차익에 세금을 매기지 않겠다고 밝혔다.현재 해외주식펀드에 투자하면 배당이익을 포함한 매매·평가차익에 연간 15.4%의 세금이 붙는다.해외펀드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올라 100만원의 매매차익을 얻었다면 15만4000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뜻이다.그러나 국내주식펀드는 매매·평가차익에 대한 세금이 없고 배당이익에만 과세가 돼 펀드를 통한 해외투자가 국내투자보다 불리한 편이었다.가입한 해외펀드가 주식투자로 50만원의 손실을 내고 환차익으로 20만원 이익을 봐 전체적으로는 30만원 ‘마이너스’인데도 환차익에 따른 세금을 내야 하는 문제도 있었다.비과세 대상은 해외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국내 설정 신규 해외펀드로 제한된다. 해외에서 설정된 역외펀드나 기존 해외펀드는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도입 시점으로부터 2년 동안만 비과세 해외펀드에 가입할 수 있다. 1인당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펀드 납입 한도는 3000만원이다.김성욱 기재부 국제금융과장은 “1인당 납입한도를 높이면 고액 자산가들의 혜택과 해외펀드 쏠림현상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어 3000만원으로 한도를 제한했다”고 설명했다.비과세 해외펀드는 2007년 6월부터 3년간 도입된 적이 있다. 원화 가치가 급등해 수출 실적이 나빠졌을 때다.비과세 펀드 도입 이후 2006년 말 2600억원에 불과하던 해외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1년 새 10조8000억원으로 급증할 정도로 해외투자 붐이 거세게 일었다. 2008년 해외펀드 설정액은 32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해외펀드 세제 혜택이 종료된 이후 설정액은 25조∼28조원 사이에서 정체된 상태다.첫 번째 비과세 해외펀드 도입 당시에는 일정 기간(2007년 6월∼2009년 6월) 내 해외펀드 납입금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줬지만, 이번에는 최대 10년간인 펀드 운용기간 내내 납입한 금액에 비과세 혜택이 유지된다.기재부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국회에 관련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국회의 법안 심의절차가 원활히 이뤄지면 이르면 올해 말부터 ‘2기’ 비과세 해외펀드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비과세 해외펀드 도입과 함께 돈을 굴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보험사의 투자 가능 외화자산 범위가 확대된다.보험사들은 현재 글로벌 신용평가사에서 신용등급을 받은 채권에만 투자할 수 있어 중국 등 신흥국 외환증권 투자가 불가능한 상태다.이런 정책에는 달러화가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문턱을 낮추겠다는 정부의 의도가 담겨 있다. 연간 1000억달러에 이르는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로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이에 따른 수출 부진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정부는 인수합병(M&A) 투자에 대해서는 금액과 관계없이 외환거래 사전신고 규제를 사후보고로 전환하는 등 직접투자 관련 외환규제를 대폭 풀기로 했다.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 M&A를 할 때 필요한 자금도 지원한다.외국환평형기금을 이용한 외화대출 상환자금 50억 달러가 해외 M&A 인수금융으로 지원된다.정부는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를 활용해 중소 연기금 등 공공기관의 해외투자를 독려할 방침이다.연기금들이 KIC에 자산을 위탁하는 경우 기금운용평가 때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해외투자를 유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