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노조, 지주회장 포함 ‘5대5 대화’ 제의

“보여주기식 아닌 효율적이고 책임 있는 논의 필요”

2015-06-29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하나은행장과 하나은행 노조위원장, 외환은행장, 외환은행 노조위원장 등이 참여하는 대화를 29일 열자고 제안한데 대해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지주회장 포함 ‘5대5 대화’ 제의하고 나섰다.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 노조 측은 “현행의 ‘4대4 대화단’에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외환은행 노동조합 위원장이 참여해 효율적이고 책임 있는 논의를 진행할 것을 이날 하나금융지주에 제안했다”고 밝혔다.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가 낸 가처분 이의신청사건이 마무리된 만큼 이제는 보다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난해 양측간 합의로 구성되어 지금까지 통합관련 협상을 진행해온 ‘4대4 대화단’은 물론 양측 수장이 결합된 책임있고 집중적인 논의를 제안했다”고 말했다.그는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외환은행 노조위원장과 함께 2.17 합의의 핵심 당사자인데다, 통합관련 실권(實權)자인 만큼 통합관련 협상의 신속한 마무리를 원한다면 직접 참여가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화의 일시와 장소는 하나지주가 정할 것을 제안했다.이어 “지난해 11월말 김정태 회장이 2.17 합의서의 취지에 따른 양 은행 통합여부와 통합원칙, 인사원칙 등에 대해 외환은행 노동조합과의 일체의 협상권한을 외환은행장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의 위임장을 제출해 김한조 은행장이 협상에 참여해 왔으나 그간 협상과정에서 어떤 권한도 행사하지 못해 왔다”고 지적했다.노조 측은 양측간 합의로 구성된 ‘4대4 대화단’이 이미 있는데도 법원결정 당일 하나금융지주가 ‘6월 29일 오후2시30분 하나금융지주 대회의실에서 하나지주 회장, 외환은행 노조위원장, 외환은행장, 하나은행 노조위원장, 하나은행장 등 5인이 모여 상생을 위한 대화를 하자’는 내용을 외환은행 사내게시판 및 언론에 일방적으로 공지한 것은 대화제의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처사라고도 지적했다.‘대화의 틀’을 변경하는 데 대한 양측간 그 어떤 사전협의도 이뤄진 바 없고, 하나은행장과 하나은행 노조위원장은 2.17 합의의 당사자가 아니며, 이는 양측간 인적 구성에서 불균등한 협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이어 “그 어떤 노조도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던져놓고, 대화지연 책임전가 및 지주회장 협상책임 회피를 하겠다는 꼼수에 불과하다”며 “지난해 9월말에도 지주회장이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자 하나지주는 이같은 ‘4대 1 회동’을 제안, 노동조합이 미리 거절했음에도 ‘외환노조 위원장의 빈 자리’를 사진까지 찍어 뿌리는 showing을 연출한 바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이어 “지주회장은 법원결정 다음날 새벽4시에 표출된 언론인터뷰를 통해 ‘열흘간 시한’ 운운하며 외환은행 직원들을 협박했지만 정작 하나지주는 지금까지 ‘행명사용’을 약속한 바 없다”고도 지적했다.실제 하나지주는 지난 4월 29일 제출한 ‘합의서 초안’(제1조①)에서 “통합은행의 상호는 한국외환은행의 상호 중 ‘외환’ 또는 ‘KEB’를 반영하여 결정하는 방안을 포함하여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통합은행의 가치를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외부 전문기관의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의와 양행 직원의 의견수렴을 거치는 상향식 방식을 통해 통합추진위원회에서 결정하기로 한다”고 명시한 바 있다.이에 노조 측은 “5월 15일 2차 심리에서 하나지주 대리인이 주장했던 내용이 사실이라면 밑줄 친 부분은 모두 삭제하고, ‘포함한다’로 했어야 한다”며 “하나지주가 진정으로 ‘화학적 결합’이나 시너지를 말하려면 모든 과정에서 외환은행 직원을 적대시하며 협상카드로 이용만 하려는 태도를 버리고, 직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진실하고 선제적인 행동들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편 지난 26일 법원결정에 대해서는 “2.17 합의서의 효력이나 노사합의의 필요성을 부정한 것이 전혀 아닌 만큼 일방적인 합병강행이나 노사합의 없는 합병승인의 빌미가 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