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B 협정문 서명...한국 3% 지분 5번째 국가

중국 거부권 확보…금융질서 새판짜기 시동

2015-06-29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중국이 주도하는 신생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했다. 한국은 57개국 회원국 중 3%대 중반의 지분율로 5번째로 많은 투표권을 가지게 됐다.29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정부 대표로 한국, 러시아, 인도, 독일, 영국 등 AIIB 57개국이 참석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AIIB 협정문’에 서명했다.이로써 한국은 AIIB 창립회원국으로 협정문에 등재됐으며 항후 국회 비준동의안 완료 시 공식 창립회원국의 자격을 지닌다.한국은 지분율과 투표권으로 각각 3.81%와 3.5%로 37개 역내국 중 4위 57개 전체 회원 중 5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금까지 한국이 가입한 국제금융기구 중 가장 높은 순위다.한국에 배당된 자본금 37억4000만달러 가운데 실제 납입금액은 7억5000만달러이며 향후 5년간 분할 납입될 예정이다.57개국 협상 수석대표들은 지난달 말 열린 싱가포르 회의를 끝으로 AIIB 협정문 초안 논의를 마무리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규모에 따라 출자비율(지분율)을 결정했다.중국은 30.34%의 지분율로 1위를 차지했고 투표권도 25%가 넘는 26.06%를 확보해 사실상 주요 안건에 대한 거부권을 확보했다.AIIB는 비회원국 지원, 자본금 변경, 협정문 개정 등 가장 중요한 안건은 위원의 3분의 2 이상 투표에 투표권의 75%가 찬성해야 하는 ‘최대다수결’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중국이 반대하면 어느 안건도 통과할 수 없게 된다.지분율의 경우 중국의 뒤를 이어 인도(8.52%), 러시아(6.66%), 독일(4.57%)이 각각 2~4위를 차지했다.AIIB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10월 동남아시아 순방 중 직접 제안한 국제금융기구로 아시아 지역 개도국들의 사회기반시설 자금을 지원하자는 목적에서 추진됐다.아시아의 부족한 기초시설(인프라) 투자 지원을 통해 아시아의 경제·사회발전을 촉진하고 부를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다자개발은행으로 앞으로 융자, 융자, 보증, 지분투자, 기술원조 등을 통해 인프라 투자를 지원하게 된다.AIIB의 출범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금융질서에 도전해 중국이 국제 금융질서의 새판짜기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는 전략적 의미도 지닌다.협정문에 따르면 AIIB의 수권자본금은 1000억달러이며 이중 납입자본금 비율은 20%, 역내국 지분 비중은 75% 이상이다.당초 500억 달러로 책정된 자본금은 참가 희망국이 크게 늘면서 1000억달러로 증액됐다. 그러나 일부 회원국이 배분된 일부 지분을 포기함으로써 출범 시 청약자본금은 982억 달러로 시작한다.지배구조는 총회, 이사회, 총재 및 1인 이상의 부총재와 임직원으로 구성된다.이사회는 비상주로 출범하되 총회 의결에 의해 상주화가 가능하며 모든 투자결정에 대한 권한을 보유하게 된다.중국은 앞으로 세부 운영원칙 마련, 경영진 선출을 비롯한 조직 구성을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해 올해 안에 ‘개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우리 정부는 앞으로 건설·교통·통신 등 인프라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한국 기업들과 금융기관의 사업참여 기회가 확대되는 등 관련 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아울러 우리 정부는 하반기에 지속될 협상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 운영, 한국인의 AIIB 진출 지원, 지분율에 걸맞은 이사직 확보 등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