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여파에 2분기 관광업황 ‘사상 최악’
문화관광연구원, 관광업황·전망조사 결과
2015-06-30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올해 2분기 국내 관광 업황이 사상 최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4∼5월에는 메르스 영향이 거의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메르스 공포가 엄습한 20여일때문에 국내 관광업계가 감당해야 할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질 전망이다.30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6월 17일부터 19일까지 관광진흥법상 관광사업체 149곳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분기 업황지수는 14로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던 전년 동기의 53보다 39포인트 하락했다.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1분기(50)를 무려 36포인트나 밑도는 것일 뿐 아니라 첫 조사가 시작된 2007년 2분기이후 최저치다.100이 넘으면 업황 경기가 좋았다는 응답이 많다는 것이고, 100 미만이면 그렇지 않다는 대답이 우세한 것이다.메르스는 내국인의 국내 관광도 크게 위축시킨 것으로 드러났다.지난 14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여파로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명동거리가 한산해 보인다.업종별로 보면 우리나라 사람을 국내에서 관광시키는 국내 여행업의 현황지수는 0이었다. 경기가 좋았다는 업체가 단 한 곳도 없었다는 이야기다.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선호하는 1∼3급 호텔은 5로 그 뒤를 따르며 예외없이 직격탄을 맞았다.특급호텔(11)과 대형놀이시설 등 유원시설업(13) 등도 평균치를 하회했다.유커를 비롯한 외국인을 국내에 유치, 관광시키는 일반여행업도 16으로 저조한 편이었다.다만 국내 관광객을 외국에 보내는 국외여행업은 29로 관광업체 가운데 최고치를 나타냈다.2분기 매출뿐만 수익성, 자금 사정까지 모든 경영실적이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나빴던 것으로 조사됐다.매출 현황지수(15)와 수익성 현황지수(15), 자금사정 현황지수(17)도 모두 역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2분기 최악의 시련을 겪은 관광업계는 3분기에도 메르스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3분기 관광산업 업황 전망지수는 21로 작년동기의 73에 비해 무려 52포인트 하락했다. 이 역시 역대 최저치다.업종별로 보면 외국인 관광을 전담하는 일반여행업은 16으로 가장 낮았고 1∼3급 호텔(17)과 국내여행업(20)도 평균치를 하회하며 업황전망이 매우 불투명했다.매출 전망지수도 작년 같은 기간의 72보다 51포인트 떨어진 21을 나타냈고 수익성 전망지수도 78에서 25로 53포인트, 자금사정 전망지수도 74에서 25로 49포인트 각각 떨어졌다.문화관광연구원 관계자는 “3분기에도 호텔업과 여행업종을 중심으로 관광업계는 메르스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큰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관광업계는 부가가치세를 비롯한 세금 납부유예 등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