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쇼크] “그렉시트까지 최소 18개월 걸린다”
디폴트 12개월 안에 발생 가능성 높아...국민투표도 변수
2015-06-30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의 그렉시트 선택에는 최소 12개월에서 18개월 가량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30일 국제 금융시장에 따르면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그리스 정부가 구제금융 시한인 6월 30일(현지시간)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 16억 유로(약 2조원) 규모의 채무를 상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정부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현재 그리스 경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지원하는 긴급유동성에 전적으로 의지해 간신히 디폴트를 피하고 있다.IMF에 대한 채무 미상환은 디폴트가 아닌 ‘체납’으로 간주돼 공식 디폴트에는 해당하지 않으며, ECB는 당분간 그리스에 유동성 공급을 지속할 방침이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지 않으려 극히 조심해온 ECB가 유동성 공급을 줄여 그리스를 디폴트로 몰아넣을 가능성은 작다고 관측했다.하지만 ECB에 대한 채무 35억 유로(약 4조4000억원) 상환 만기인 내달 20일까지 구제금융을 받지 못해 상환에 실패하면 ECB는 그리스에 유동성을 더 이상 지원할 수 없게 된다.다만 ECB가 기본적으로 그렉시트를 피하고 싶어하는데다 새 정권 수립으로 재협상 전망이 밝아질 경우 합의에 필요한 기간만큼 소규모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등 시간을 버는 방법도 없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블룸버그는 그리스가 아마 그렉시트를 피할 수 있겠지만, 간신히 피할 수 있을 만큼의 시간만 남아 있다고 예상했다.파이낸셜타임스(FT)·블룸버그 등 외신들에 따르면 향후 그렉시트의 최대 분수령은 내달 5일 열리는 국민투표다.국민투표에서는 현재 여론 흐름상 찬성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가장 최근 조사인 24∼26일 카파 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 채권단의 방안에 찬성하는 의견이 47.2%, 반대는 33.0%로 각각 나타났다.또 응답자의 67.8%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잔류를 원한다고 답했으며 그렉시트를 바란다는 응답자는 25.2%에 그쳤다.전날 시작된 은행 영업중단과 예금인출 제한 조치도 국민 여론에 영향을 미칠 중요 변수가 될 수 있다.임박한 그렉시트 위험을 비로소 실감할 그리스 국민의 공포가 채권단에 대한 분노와 시리자에 대한 지지로 이어질지, 또는 파국을 초래한 시리자에 등을 돌리는 계기로 작용할지는 아직 미지수다.따라서 국제사회는 앞으로 그리스 국민의 여론이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 여론조사 결과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물론 여기서 반대 결과가 나오면 디폴트-그렉시트는 사실상 불가피하다.현재 전문가들은 그리스의 디폴트와 그렉시트까지 18개월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푸어스는 지난 6월 11일 그리스의 디폴트가 12개월 안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으며, 모간스탠리는 29일 그리스가 12-18개월 내 그렉시트를 선택할 가능성을 기존보다 15%포인트 높은 60%로 상향 조정했다.NH투자증권 역시 그리스가 IMF 자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디폴트 상태로 진입하더라도 바로 그렉시트의 결론이 나는 것은 아닐 것으로 전망했다.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디폴트 후 자본통제와 유럽연합의 긴급유동성 지원이 계속돼도 유로존 채권단과의 갈등이 해결되지 못한 채 전반적인 그리스 경제가 악화된다면 향후 12~18개월 안에 그리스가 EU를 탈퇴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