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양적완화에 엔화대비 원화 57% 절상
한국 수출도 같은 기간 6.9% 증가 그쳐
2015-06-30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가 시작된 2012년 9월 이후 원·엔 환율의 낙폭이 과거 엔화 약세기간의 2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은행이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2012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원화는 엔화에 대해 56.6% 절상됐다.이는 과거 엔화가 약세를 보였던 기간인 1995년 4월∼1997년 2월 원화 절상폭 26.4%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2004년 1월∼2007년 2월의 39.5%보다도 월등히 높다.2012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한국의 수출물량은 6.9%가 증가하는데 그쳐 1995년 4월∼1997년 2월 수출물량 증가율 18.4%, 2004년 1월∼2007년 2월 32.8%에 크게 못 미쳤다.한국은행은 다만 2012년 9월 이래 수출물량 증가율이 같은 기간의 세계수입수요 증가율(6.3%)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한국의 수출부진이 엔화 약세보다는 세계 경기 부진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한국의 일본에 대한 수출은 일본의 수요 부진과 원/엔 환율 하락이 겹쳐 지속적으로 감소했다.품목별로는 석유제품과 화공품이 많이 줄었고 반도체, 자동차, 철강, 기계류 등도 엔화 약세의 타격을 받았다.한국 제품과 일본 제품이 경합하는 제3국 시장에서는 자동차를 제외하면 아직 엔화 약세의 타격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한은은 일본 기업이 엔화 약세를 통해 수출단가 인하보다 수익 축적에 주로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하지만 한은은 앞으로 엔화 약세가 장기화하고 일본기업이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 일본 제품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업종이나 중소기업의 타격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