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메르스 쇼크에 전방위 폭탄

메르스 5개월 지속되면 13조2천억 산업생산 감소효과

2016-06-30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한국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소비 위축에 따른 내수침체는 물론이고 수출 기업들의 체감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특히 국내에서 메르스 쇼크가 본격화 직전인 지난 5월부터 국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경기 지표가 발표돼 6월 지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5월의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 대비 0.6% 감소했다. 기업의 설비투자 역시 전월보다 1.3% 줄었다. 산업생산과 설비투자는 지난 3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소비는 증가세가 멈췄다. 5월 소매판매는 전월과 같은 수준으로 지난 3월 0.4% 감소했다가 4월에는 1.4%의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한 달만에 제자리 걸음을 기록한 것이다.기준금리 인하 등과 같은 저금리 요인으로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나타냈지만 전체 경기 회복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통계청은 메르스 여파가 5월 말부터 시작돼 소매판매 등 5월 산업활동동향은 메르스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5월 산업활동 위축은 수출 부진 때문으로 5월 수출액은 424억달러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0.9% 감소했다. 올 1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 특징이다. 전년동기 대비 감소율도 1월 1%, 3월 4.5%, 4월 8.0% 등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되고 있다.올해 들어 수출 부진의 자리를 내수가 회복되면서 경기를 부양했지만 내수마저 메르스 쇼크 직전부터 브레이크가 걸리는 양상을 보였다.메르스가 확산된 6월 이후부터 곳곳에서 내수 침체 파열음 증거가 나타나고 있고 그 효과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때보다 더 큰 소비 위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메르스 사망자가 첫 발생한 6월1일 이후 2주간 백화점 매출은 발생 전 2주보다 30% 가까이 줄었고 대형마트는 14.5% 감소했다. 6월 1∼2주 카드 승인액도 전월 같은 기간과 비교해 대폭 줄었다.6월1일부터 23일까지 방한 예약을 취소한 외국인은 13만680명에 달했다.기업들의 체감경기도 악화됐다.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제조업의 6월 업황 BSI는 66으로 집계돼 5월(73)보다 7포인트 떨어지면서 두 달째 하락세를 보였다.6월 지수는 2009년 3월 56을 기록한 이후 6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특히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6월17일부터 19일까지 관광진흥법상 관광사업체 149곳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분기 업황지수는 14로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던 전년동기의 53보다 39포인트 하락했다.메르스 사태가 오는 10월까지 5개월간 지속될 경우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최대 13조2000억원의 전산업 생산 감소효과가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산업연구원(KIET)은 이날 내놓은 ‘메르스(MERS-CoV) 확산이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메르스 사태가 5개월(6~10월)간 계속되면 관광지출 감소액은 최소 4조2988억원에서 최대 7조5616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이에 따른 전산업 생산 감소효과는 메르스가 3개월 지속될 경우 최소 4조4571억원에서 최대 8조146억원, 5개월 이어지면 최소 7조4726억원에서 최대 13조1967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이같은 경제적 파급효과는 메르스가 3개월 지속의 경우 2014년도 국내총생산(GDP) 약 1485조원의 0.14~0.25%, 5개월 지속되면 0.24~0.42%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이에 정부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 추경을 포함한 15조원 이상의 경기보완 대책을 신속히 추진하고 메르스 조기 종식에도 총력을 기울을 방침이다.기획재정부는 5월 산업활동 동향 및 평가 자료에서 “메르스 영향, 그리스 채무 관련 협상 난항 등 대내외 위험요인이 확대돼 6월에도 부진이 지속·심화될 우려가 있다”며 “경제가 정상적인 회복 궤도로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15조원 이상의 재정 보강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메르스 조기 종식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경기 보완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