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보험 시장, 준비 부족 지적 잇따라

이번 달부터 판매 가능…수요예측 어려워 ‘시큰둥’

2016-07-01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이번 달 단종보험대리점 도입을 앞두고 있지만 업계 내에서는 어떤 상품을 판매할지에 대한 협의도 이뤄지지 않아 7월 시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성공이 불확실하다며 진입을 꺼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가 단종보험대리점 도입 방안을 발표한 후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이어졌다.정부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고 업계에 새로운 경쟁을 촉발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이에 반해 업계에서는 단종보험대리점 제도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현재 단종보험대리점 제도를 통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전제품, 여행자보험 상품을 이미 손보사들이 모두 취급하고 있는 상품인 데다 관련 수요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또한 법인보험대리점(GA) 등 신규 채널까지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어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단종보험대리점에서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은 주택종합보험(공인중개사), AS보험(가전제품판매점), 자동차보험(자동차 판매대리점), 애견보험(동물병원) 등이 있다. 이르면 12월부터는 ‘전세금보장신용보험’과 같은 보증보험도 판매할 수 있다.그러나 업계에서는 신상품 개발이나 채널 관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보 등 대형사 모두 하반기 시장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동부화재도 우선 새로운 제도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지켜보고 나서 신상품이나 채널 확대 등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대형사 관계자는 “이미 지금도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채널이 충분히 있어 특별한 채널을 만드는 것에 대해 필요성을 크게 못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이 제도 시행에 맞춰 가전제품의 A/S를 보장해주는 'EW보험'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었으나 단종보험 대리점간의 수수료 문제 등으로 7월 상품 출시가 다소 불투명해졌다.롯데손보는 가전제품 구매 시 기존 A/S 기간(1년 또는 2년)이 만료된 후에도 동일한 A/S 정책을 적용 받을 수 있도록 기간을 연장해주는 보험인 이 단종 EW보험을 계열사인 롯데마트 내 하이마트에서 판매한다는 계획이었다.이와 관련, 롯데손보 관계자는 “EW보험 출시가 보험료율 문제 등으로 미뤄졌다”며 “8월 이후에나 출시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또 다른 단종보험상품인 여행자보험에 관해서도 보험업계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최근 금융당국이 보험사 설립인가 기준을 완화하면서 여행자보험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보험사들의 국내 진입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기존 시장이 존재해 ‘지켜본다’는 입장이다.단종보험대리점으로 인가받은 여행사는 여행자보험의 대리점이 돼 보험 계약 체결 시마다 수수료를 받는다. 기존에는 여행사에서 연간 단위로 계약한 단체 여행자보험을 무료 가입하는 형태였다.중형사 관계자는 “여행자 보험의 경우 손해율이 높아 여행자보험이 출시되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사내에서 비지니스 모델을 좀 더 검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단종보험이 얼마나 큰 파급력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아직 검증되지 않아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