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한은총재 총재는 김종인, 김태동”…경실련
어윤대 강만수는 중하권
2011-03-14 최서준 기자
경실련, 한국은행 총재 선임에 관한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 발표
[매일일보=서태석 기자] 경실련은 한국은행(이하 ‘한은’) 총재가 통화신용정책을 통한 물가안정, 금융안정, 최종대부자의 역할을 담당하는 최고책임자라는 그 지위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임명의 자격요건이 정립되지 않고 아무런 공적 검증제도가 없이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임명하는 현재의 일방적 임명방식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14일 밝혔다. 이에 3월 말로 임기가 끝나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후임선임과 관련하여 한은총재가 갖추어야 할 바람직한 자격요건과 검증장치로써의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여부, 현재 언론에서 거명되는 후보인사들의 적합성을 판단하기 위해 72명의 금융관련 전공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이번 설문조사에 응답해온 관련 학자들이 모든 시민을 대표하지는 않지만 전문성을 비추어 볼 때 응답결과가 사회적으로 유의미 하다고 판단하여 아래와 같은 조사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먼저 한은총재를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자로 하여 대통령 임명 전에 인사청문회의 검증을 거치도록 제도적으로 의무화하자는 주장에 대해 적극적 찬성인 ‘매우 찬성’이 33.3%(24명), 단순 ‘찬성’이 52.85%(38명)으로 전체적으로 72명 중 62명(86.1%)이 찬성한다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전체적으로 반대의견은 9명(12.5%)에 불과하였다. 전문가들의 이러한 견해는 국회에 한은총재 임명과 관련하여 국회 청문회를 의무화하는 한은법 개정안이 제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의 반대에 따라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여 3월말로 임기가 끝나는 이성태 현 한은총재의 후임을 공개적 검증절차 없이 대통령의 일방적 임명하게 된 것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은총재가 갖추어야 할 자격요건으로는 통화정책의 독립성 의지 83.3%(60명), 거시경제 및 금융전문성 66.7%(48명), 위기관리 및 대처능력 37.5%(27명), 금융시장과의 소통능력 36.1%(26명) 순으로 나왔으며, 이 외 중앙은행의 내부개혁의지 25%(18명), 한국경제에 대한 장기적 비전제시 18.1%(13명), 도덕성과 자기관리 엄격성 16.7%(12명),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인지도 6.9%(5명), 정부정책과의 조화성 5.6%(4명)로 응답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의 이러한 견해는 ‘물가안정’을 최우선 목적으로 통화정책을 담당해야 한다는 한국은행에 역할에 의거 한은총재는 통화정책에 대한 독립성 의지가 가장 중요한 자격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억제와 물가안정을 우선으로 하는 통화정책은 ‘성장’을 우선하는 정부 경제정책과는 상충의 여지가 존재하므로 가급적 정부의 경제정책에 독립하여 통화정책을 담당할 수 있는 사람이 한은총재에 요구되는 최우선 자격기준임을 전문가들은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정부정책과의 조화성’에 4명, 5.6%에 불과한 응답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최근 후임총재의 임명을 놓고 정부정책과의 공조태도를 우선시하는 임명논의에 대해 전문가들은 비판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후임 한은총재으로 언론와 학계 등에서 거론되는 인물들을 대상으로 6가지 자격요건기준 항목별로 가장 부합하는 인물을 3순위까지 물어보아 종합한 결과 ‘통화정책의 독립성 의지’가 우월할 것 같은 인사는 김태동, 강철규, 김종인 순으로 나타났다. ‘거시경제 및 금융의 전문성’은 김태동, 이동걸, 김종창 순으로 결과가 나왔다. 셋째, ‘시장과의 소통능력’은 김종창, 김종인, 박철 순으로 평가되었다. 넷째, ‘위기대응 및 관리능력’은 김종인, 김종창, 강만수 순으로 평가되었다. 다섯째, ‘우리경제의 장기비전 제시능력’은 김종인, 강철규, 어윤대 순으로 평가되었다. 마지막으로, ‘정부와의 정책공조’가 뛰어날 것 같은 인사는 강만수, 어윤대, 김종창 순으로 평가되었다. 위 한은총재의 자격요건 중 부합할 것 같은 인사를 1순위부터 3순위 까지 추천하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내용을 바탕으로 중요한 자격요건 순으로 가중치를 각각 부여하여 종합점수를 산출한 결과, 김종인 전 대통령 경제수석(1790점)이 다른 사람들과 높은 점수 차이로 전문가들의 한은총재 자격기준에 가장 부합한 인물로 평가되었다. 김종인 전 수석은 ‘시장과의 소통능력’‘위기관리 대응 및 관리능력’‘우리경제의 장기비젼 제시능력’‘통화정책의 독립성 의지’ 기준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어 2위는 김태동 전 금융통화위원(1530점)이다. 김태동 전 수석은 ‘통화정책의 독립성 의지’기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거시경제 및 금융 전문성’ 기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재 청와대 등 정부에서 후임 한은총재로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진 어윤대(5위, 1217점), 강만수(8위, 828점)씨 등은 9명의 설문조사 대상 중에서 중하권에 머물러 전문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경실련은 밝혔다. 이들은 대체로 현 정부 인물로 정부가 지나치게 현 정부와의 친화성 위주로 후임을 물색하고 있고, 전문가들의 자격기준의 중요도에서 높은 기준인 ‘통화정책의 독립성’ 기준 등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전문가들이 비판적 견해를 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실련은 설문조사의 결과에 의거 우리경제에서 차지하는 한은총재의 역할을 생각할 때, 첫째로 이번 3월말로 임기가 끝나는 현 한은총재의 후임은 한은의 역할을 고려하여 ‘통화정책의 독립성 의지’와 ‘거시경제 및 금융 전문성’을 최우선기준으로 하여 임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은은 통화정책을 통해 인플레이션 억제와 물가안정이 최우선 목표를 갖고 있으며, 위기 시에는 최종 대부자 기능을 하고 있음. 이러한 역할은 일반적으로 ‘성장과 팽창정책’으로 대변되는 정부의 경제정책 운용과는 상호 배치되는 기능을 하고 있으며, 역할이 상호충돌하고 있음을 고려하여 후임 총재 임명은 정부와 친화성 등 의 기준이 아니라 ‘통화정책의 독립성 의지’‘거시경제 및 금융의 전문성’을 최우선 자격기준으로 하여 임명되어야 할 것임을 경실련 측은 강조하였다. 특히 전문가들의 설문결과에도 나와 있듯이 현재 청와대 등 정부에서 후임 총재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은 이러한 자격기준에 미달하여 전문가들로부터 낮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는 현 정부가 후임인선 논의에서 정부와의 정책공조만을 고려한 당연한 결과이며 따라서 정부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수용하여 ‘통화정책의 독립성 의지’ ‘거시경제 및 금융 전문성’기준을 후임논의의 최우선 기준으로 하여 임명을 신중하게 진행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경실련은 특히 한은총재에 대해서도 반드시 국회 인사청문회를 의무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은총재에 대해 인사청문회제도를 도입하여 국회에서 검증하자는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압도적으로 찬성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데 이는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임명하는 현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으며 반드시 공적 검증제도를 도입해야 하는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라는 점이라고 경실련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