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복합점포 추진…업계 반응 엇갈려
전업사 ‘은행 중심 정책’ …금융지주계열사 ‘기본적으로 좋은 일’
2016-07-03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금융위원회가 3일 발표한 보험사의 금융 복합점포 입점 추진에 대해 보험사들이 서로 다른 반응을 보였다.금융지주계열이 아닌 전업보험사들은 은행 중심의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나섰고 금융지주계열 보험사들은 당장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기본적으로 좋은 일인 것은 사실이라는 입장이다.비금융지주계열 보험사들은 은행에서 보험을 판매할 때 한 보험사의 상품을 25% 이상 팔지 못하게 하는 ‘방카슈랑스 룰’이 무색해지고 지주계열 보험사의 입지만 넓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복합점포의 은행창구에 ‘25% 룰’을 유지하더라도 입점한 보험사가 다른 점포로 경유해서 계약을 처리하는 방식을 예로 들 수 있다.40만 명에 이르는 보험설계사들의 생존권도 위협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전업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은행 창구로 찾아오는 고객이 보험에 가입하고 싶다고 할 때 어느 은행이 다른 회사 보험 상품을 권하겠느냐”며 “타격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그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힌다는 취지로 지켜오던 ‘방카 룰’이 무너질 것”이라며 “은행들이 대출 상품을 판매하면서 보험도 판매하는 ‘꺾기’가 발생할 개연성이 한층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런 보험사들의 우려를 반영,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복합점포에 보험사 입점을 사실상 원천봉쇄하는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다.이에 반해 금융지주계열 보험사들은 새로운 채널이 생긴 만큼 반대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과도한 기대를 하지는 않고 있다는 반응이다.한 금융지주계열 보험사의 관계자는 “하나의 판매채널이 생긴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지만 당장 매출이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면서 “영업의 중추 채널이 될 수 있으리라 예측하는 정도일 뿐, 복합점포에 크게 기대하고 올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또 역으로 설계사들이 복합점포와 경쟁하고 발전할 길을 모색하면서 전반적으로 각 채널이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아울러 금융사에 입점한 점포는 소비자 입장에서 금융사를 통해 민원 제기 등에 편리해져 보험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한편 복합점포 입점 허용이 앞으로 보험 전체 산업의 판도까지 바꿔놓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복합점포가 확대된다면 고정돼 있던 구도가 깨질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도 방카슈랑스의 비중이 적지 않은데, 우회적으로 방카룰까지 깨진다면 대단히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