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주택대출 급증...7대 은행 9조 넘게 증가

[매일일보 곽호성 기자] 국내 7대 은행의 6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5월에 비해 9조원 넘게 늘어나며 가계대출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겉으로 봐서는 감소했지만 은행들이 안심전환대출의 채권을 처분한 점을 반영한 실질 증가액은 9조3000억원에 달한다. 관련 통계가 있는 2010년 이후 월 증가폭으로는 제일 컸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농협·기업 등 7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5월 말 330조9403억원이었으나 6월 말에는 321조439억원으로 9조8964억원 감소했다.

다만 이들 은행이 지난달 안심전환대출분 19조1716억원을 주택금융공사에 매각해 유동화한 점을 감안한 한 달 사이의 실질 증가액은 9조2752억원이었다. 이는 2010년 이후 월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으로는 제일 큰 금액이다.

최근 5년간 6월 증가분과 비교하면 지난달 증가세는 매우 크다.

지난해(2조5928억원)와 2013년(2조283억원), 2012년(1조2871억원), 2011년(2조1159억원), 2010년(1조7617억원) 6월 증가액은 3조원 이하다. 지난달 증가폭은 최근 5년간 6월에 제일 많이 늘었던 지난해의 3.6배다.

주택담보대출 총액도 대폭 증가했다.

7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2010년 6월 232조3271억원에서 5년이 지난 지난달(321조439억원) 약 100조원(43.0%) 늘었다. 안심전환대출 유동화 금액까지 합친다면 120조원(51.7%)정도 증가했다.

계속 이어진 금리인하가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는 것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가 처음으로 2%대까지 하락했다.

시중은행 중 주택담보대출액이 제일 많은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는 지난달 사상 최저치인 2.98%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내린 효과가 시장에 나타나는 7월에는 더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세난에 시달린 개인들은 싼 이자에 따라 주택 구매에 나서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1115건으로 나타났다. 6월 거래량으로는 처음 1만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6월 거래량(5164건)과 비교했을 때 115% 늘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세 물건이 없기에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집을 살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 가만 놔두면 주택담보대출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지금이라도 주택담보대출 총부채상환비율(DTI) 산정 때 소득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건 고무적인 일”이라며 “7~8월 부동산 시장이 비수기지만 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국이 대출에 대한 양적인 통제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