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시트 우려로 美 금리 인상 시기 늦출 수도
미국 실물경제 타격 정도에 따라 시기가 결정될 듯
2015-07-06 곽호성 기자
[매일일보 곽호성 기자] 그리스의 국민투표 결과가 반대로 나오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늦춰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국제 채권단과 진행할 협상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그리스가 전면적 디폴트(채무 불이행)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이르는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그리스 발(發) 악재가 유럽을 포함한 세계 경제를 흔들어 올해 예고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순연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제 채권단의 협상안을 놓고 벌인 그리스 국민투표가 반대로 결정되며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일단 그리스와 채권단의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그렉시트에 대한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증권가에서는 그리스 디폴트나 그렉시트로 인해 포르투갈,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는 물론 동유럽 국가가 받을 충격이 막대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스위스 UBS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의 경제가 유럽연합(EU)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교역과 투자 면에서 그렉시트의 여파가 가장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최근 회복 조짐을 나타내는 유럽 경기가 그리스 사태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예측이다.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국민투표 전 스페인의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붕괴됐을 때 1조 유로의 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바루파키스 장관의 발언은 국민투표에서 ‘반대’를 독려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다만 그리스 붕괴에 따르는 손실은 피할 수 없다는 점은 정확하다.중국 경제 부진과 신흥국 위기 등으로 비틀거리는 세계 경제는 그리스 사태 악화에 따른 유럽 경제의 위축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세계 경기 위축이 미치는 영향은 미국도 받게 된다.그리스 부채협상 실패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면 달러화 강세를 피할 수 없다.미국은 강 달러가 수출과 성장에 타격이 된다는 것을 올해 1분기에 경험했다. 미국도 그리스 사태의 향방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재닛 옐런 의장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의 그리스에 대한 노출 정도는 제한적이지만 유로화 사용 국가들이나 세계 금융시장에 주는 영향은 미국으로도 전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리스 사태가 세계 경기에 타격을 주고 미국 실물 경제에도 압박을 가하면 시간표대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려던 일정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지난 5월 옐런 의장이 올해 안 어느 시점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언급한 이후 시장에는 오는 9월에 기준금리가 올라갈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대다수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리스 사태와 중국 주식시장 급락, 푸에르토리코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등의 변수들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며 “관건은 미국 실물 경제가 얼마나 타격을 입을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