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악재 속 더 큰 악재 중국증시 폭락

2016-07-06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채권단 긴축안을 거부하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문제는 그리스보다 더 큰 메가톤급 악재가 이웃나라 중국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5일(현지시간)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 채권단이 제시한 긴축안에 대한 반대는 61.3%로 찬성(38.7%)을 크게 앞질렀다.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아시아 증시는 동반 급락했다.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50.48포인트(-2.40%) 급락한 2053.93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17.25포인트(2.24%) 하락하면서 752.01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하락폭은 지난 2012년 6월 4일(51.38포인트, -2.80%) 이후 가장 컸다. 그리스발 충격이 그만큼 큰 셈이다.일본 역시 니케이 지수가 427.67포인트(-2.08%) 하락했다.중국 상해 지수는 지난 주말 나온 증시 부양책 효과로 장 중 한때 3975.21을 기록하면서 7% 이상 급등했지만 오후 들어 반락해 3653.04까지 하락해 하루 사이 지수 변동성이 300포인트 이상 발생했다. 상해 증시는 오후 들어 낙폭을 회복하면서 전거래일 대비 88.99포인트(2.44%) 상승한 3775.91로 마감했다.상해 증시는 최근 3주 들어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 금요일 하루 새 7.4% 지수가 급락하기도 했다.이날 기준 상해 종합지수는 지난 6월12일 연중 최고치 5166.35 대비 28.6%나 떨어졌고 시가총액은 2조8000억달러(약 3137조원) 넘게 사라졌다. 지난 3주 동안 상해 증시에서만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의 10배가 넘는 자금이 사라진 것이다.이에 중국 정부는 급하게 지난 주말 증시 부양책을 또 내놨다. 기업공개(IPO) 속도 조절과 자금 수혈을 내용으로 하는 정책으로 장기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시장 전문가들은 그리스 문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번져 그리스 경제가 붕괴되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 충격은 있겠지만 제한적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비해 중국의 문제는 그 파장의 여파가 그리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이다.HSBC의 아시아 경제 분석 공동 책임자 프레데릭 뉴먼은 NYT에 “상해 증시 손실로 말미암은 중국의 소비 위축도 우려된다”면서 “그리스 위기와 함께 세계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로이터통신도 “중국 증시 시총에서 증발한 3000조원은 그리스 국내총생산(GDP) 10배를 훨씬 웃도는 금액”이라면서 ‘중국 증시 폭락’이 그리스 디폴트 보다 더 문제라고 분석했다.상해 증시는 올해 들어 지난 6월12일까지 주가지수가 60%나 급등하면서 과열 조짐을 나타냈다. 이런 중국 증시의 상승세를 이끈 것은 개인투자자들로 특히 신용거래가 주를 이뤘다. 지난 5월 한 달 동안에만 1200만 개가 넘는 신규 주식투자 계좌가 개설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만약 중국 증시가 최근의 급락세가 지속된다면 이 과정에서 빚을 내 주식을 산 개인투자자들은 소비 지출을 줄이게 되고 결국 중국 경제는 침체를 겪게 된다. 이는 대(對) 중국 교역율이 높은 한국으로서는 큰 타격을 의미한다.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수출증가율은 각각 0.4%포인트, 1.7%포인트 둔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천용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대중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받을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중국발 돌발 리스크에 대비해 외환시장의 안전판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