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책임없다 '방치된 재개발 현장에서 인명사고…누구 책임?'
대우건설 “공사 아직 시작도 안 해” vs 조합 “현장 관리는 시공사가 했다”
[매일일보=김경탁 기자] 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 사건의 피의자 김길태가 재개발예정지역의 철거대상 빈집들을 제집처럼 드나들면서 납치 장소로 활용했다는 보도로 재개발 예정지역 주변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 서울의 한 재개발 예정지에서 익사사고까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막장 재개발 논란에 사망 사고까지
지난 2월 23일 새벽 서울 아현동 뉴타운 제3구역의 재개발 공사현장에서 고교생 이모(17)군이 깊이 3m 웅덩이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를 목격한 박모양은 경찰 조사에서 “동네 선후배 3명이 새벽에 공사장에서 얘기하고 놀다가 갑자기 이 군이 얼은 웅덩이로 들어갔다가 얼음이 깨지면서 물속으로 가라앉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박양 등은 사고 직후 119에 신고했으나 웅덩이가 깊은 탓에 전문 잠수부를 동원하느라 구조에 약 1시간이 걸렸고, 결국 이군은 숨졌으며, 경찰은 최근 날씨가 풀리면서 웅덩이의 얼음이 녹아 얇아진 줄 모르고 이 군이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아현3구역은 지난해 재개발조합장이 비리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신임 조합 집행부와 반대파 사이에도 첨예한 대립이 끊이지 않아 공사마저 지연되면서 위험 지역이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번 사고와 관련해 시공사인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재 이 지역에서는 철거도 완료되지 않은 가운데, 문화재 발굴작업이 진행되고 있어서 터파기 등 공사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며 안전 관리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조합 측에 따르면 지금까지 공사 현장을 관리한 것은 시공사였다고 한다.
아현뉴타운 사업이란?
서울 마포구 아현동 633번지 일대 108만8000m2에 복합생활문화공간으로 조상되는 2차 뉴타운 사업으로, 그중 아현 3구역에는 아현동 635 일대 20만7527m2를 재개발해 아파트 3063채를 짓는다.
2006년 아현뉴타운 3구역의 재개발조합이 마포구청으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았으며, 총 6000여가구가 살던 이곳은 현재 철거 공사가 한창이다. 시공업체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우건설이 각각 51대49 비율로 수주했다.
현재 대부분의 세입자들은 거주이전비(4인가족 기준 1200만원)을 받고 이사를 했지만 일부 세입자들이 아직 이주를 거부하면서 남아있는 가운데 세입자에 대한 테러로 의심되는 화재 사고 등이 계속 벌어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비리혐의로 재개발조합장이 구속되는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막장 재개발’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