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살인, 경찰의 허술한 초동수사 도마
경찰, 여중생 실종 초기 대응 미흡…비극 막지 못해
김길태 살인혐의 인정…납치과정 보강 16일께 현장검증
2011-03-15 서태석 기자
[매일일보=서태석 기자] 여중생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사상경찰서는 15일 "피의자 김길태(33)가 시신 유기에 이어 성폭행과 살인 혐의에 대해서도 인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경찰에 따르면 김길태는 14일 밤 조사에서 "범행을 저질렀던 지난 달 24일 밤 평소 주량인 소주 1병보다 많은 술을 마시고 취해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어렴풋이 L양(13)이 소리를 질렀던 것 같고 이를 막기 위해 손으로 입을 막아 살해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김길태는 또 "이후 정신을 차려보니 L양이 옷이 벗겨진 채 방바닥 전기매트에 누워 있었고 자신은 앉아 있는 상태에서 옷매무새가 흐트러져 있는 상태였으며, 이후 집 밖으로 나와 시신 처리장소를 물색해 맞은편 집에 있는 물탱크를 발견했다"고 진술했다.이에 김길태는 범행 현장에 있던 노끈을 이용해 시신을 묶은 후 옥매트 가방에 넣어 매고 나와 미리 봐둔 39m 가량 떨어진 빈집 담벽까지 시신을 옮겼으며 이후 빈집 옆 물탱크 뚜껑을 열고 시신이 들어 있는 가방과 옷이 든 비닐봉지를 넣고 유기했다.경찰은 특히 김길태의 시신 유기 장면을 목격한 주민의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주민은 시신 유기를 목격한 시간을 이날 밤 자정께로 기억하고 있어, 경찰은 이 시간을 전후해 살해가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이처럼 김길태가 L양 납치당일인 지난달 24일 밤 L양을 살해했을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경찰의 허술한 초동수사가 다시 도마에 오르게 됐다.이는 지난 달 24일 오후 8시50분께 L양이 실종된 것을 안 가족들이 경찰에 10시52분께 실종신고를 했고 경찰이 실종 신고를 받은 이후 L양 집 주변만 제대로 수색했다면 범행을 막거나 검거해 비극을 막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여중생 살인 수사본부는 L양이 지난달 24일 오후 7시 이후 부산 사상구 덕포동 자신의 집에 혼자 있다 안경과 휴대전화를 두고 사라져 경찰은 이례적으로 신고 접수 후 곧바로 수색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비극을 막지는 못했다는 결론이다.이는 경찰이 L양이 실종된 집에서 불과 50m 내외서 성폭행과 시신유기가 이뤄졌고 김이 살인을 부인했지만 살인까지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경찰의 실종신고 후 바로 이어진 초기 대응이 형식적으로 이뤄졌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한편 경찰은 부산 여중생 L양 살해 피의자 김길태가 범행 일부를 자백함에 따라 16일 전 후로 현장검증을 거쳐 사건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