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태, 현장검증 내내 "기억 안난다"
현장검증 지켜본 주민들…욕설 등 비난
2011-03-16 뉴시스
[매일일보] 부산 여중생 살해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 사상경찰서 수사본부는 16일 오전 10시부터 김길태씨(33)와 함께 L양(13)의 집과 시신 발견 장소 등 범행 현장에서 대역을 이용한 현장검증을 했다.김은 먼저 "L양의 집 큰방에 들어가서 왔던 것 기억나느냐"는 경찰의 물음에 "기억 안 난다", "화장실에서도 왔었는지 기억 안난다"고 말했다. 또 "술을 마셨나"는 질문에 "마셨다", "얼마나 마셨는지는 모른다"며 대부분 범행사실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또한 경찰이 "피해자를 집에서 데리고 나갈 때 반항했느냐"고 물어보자 "기억 안 난다", "경찰에 증거가 있다니 할 말은 없는데 기억은 안 난다"고 말했으며, "데리고 간 기억 안 난다"고 거듭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대역이 골목길에서 높이 2m위의 다락방 창문을 통해 침입하는 장면을 재연하는 부분에서 김은 시종 일관 목소리를 깔고 침착한 모습으로 다락방으로 들어가 화장실로 들어간 뒤 문으로 내려가는 장면을 설명했다.이어 김이 L양을 살해한 장소로 지목된 무속인이 살던 집 안방에서 L양 납치당시 입었던 분홍색 치마와 흰색티를 입힌 마네킹을 눕혀 놓고 당시 상황을 재연하는 장면에서는 방에 있던 것 기억나느냐는 경찰의 질문에도 역시 "기억 안 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또 대역이 골목길에서 높이 2m위의 다락방 창문을 통해 침입하는 장면을 재연하는 부분에서 김은 시종 일관 목소리를 깔고 침착한 모습이었으며, 다락방으로 들어가 화장실로 들어간 족적을 경찰이 제시하자 "그럴 리가 없는데 증거가 있다니 할 말이 없다"고 투덜거린 것으로 알려졌다.이어 경찰은 김과 시신을 유기한 장소인 물탱크 앞에서 시신을 가방에 넣어서 넣는 장면과 석회반죽을 넣는 장면을 대역을 통해 재연했으며, 김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날 현장검증은 L양의 집에서부터 성폭행 및 살해현장인 무속인이 살던 빈집과 L양의 시신을 옮겼던 집, 시신을 유기한 물탱크 주변, 김이 주로 머물며 범죄의 근거지로 삼았던 김의 옥탑방, 검거장소 등 6곳에서 3시간여 동안 진행했다.한편 여중생 살인사건 현장 검증을 지켜본 현장 주변의 주민들은 16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현장검증을 위해 김길태(33)가 경찰 호송차에 내려 모습을 보이자 여기저기서 욕설을 했다.김은 이날 얼굴을 가리지 않았지만 검은색 점퍼에 달린 모자와 검은색 체육복 바지 차림으로 모습을 들어냈으며, L양을 살해한 이유와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 일체 입을 열지 않고 무덤덤한 모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이를 지켜본 현장 주변에 몰려던 50여 명의 주민들은 "야 이 나쁜 놈아", "살인마", "사형" 등을 외치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으며, 일부 주민들은 좀 더 가까이서 김을 보기위해 경찰 통제선 가까이 접근해 저지하는 경찰과 가벼운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주민 K씨(43)는 "딸 가진 부모입장에서 L양 부모의 마음이 어떻겠느냐며, 안타깝고 불안한 마음에 김이 검거되기 전까지 항상 불안했다고 김이 검거돼 다행으로 남에게 큰 피해를 준만큼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또 다른 주민 C씨(56·여)는 "김이 검거되기 전 경찰이 이 일대를 수색하느라 집안까지 수색하는 등 사생활이 침해돼 불편한 점도 많이 있었지만 김이 검거돼 천만 다행이다"며, 현장검증을 지켜보고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