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데이트폭력, 사랑하기 때문에?
[매일일보 이창식 기자]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데이트를 하며 꼭 잡고 다니던 손으로 폭력을 행사한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눈물을 흘리면서 “너를 너무 사랑해서 그랬다”고 한다면 용서하겠습니까? 아니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헤어지겠습니까?
사랑을 포장한 연인 사이의 데이트폭력이 매년 끊이질 않고 발생하고 있지만 바로 헤어지거나 이를 경찰에 신고하는 경우는 드물다.
경찰청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매년 6000~7000건의 데이트 범죄가 발생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52명이 데이트폭행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연인 3명중 1명이 이성교제 도중 신체적 폭력을 당하면서도 계속 끌려만 다니고 있는 것이다.
한국양성평등진흥원에서는 이처럼 데이트폭력이 지속되는 이유를 “피해자가 현재의 상황이 사랑인지 폭력인지 혼란스러워하거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을 고통스러워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시간이 가면 바뀔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관계를 끊지 못하거나 연인이 있는 편이 더 좋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사랑이 아닌 범죄다.
지난해에 발생한 데이트폭력을 유형별로 분석해보면, 폭행(2667명),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1108명), 강간.강제추행(678명), 상해(2257명), 살인미수(64명)으로 그 심각성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데이트폭력은 가정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혼도하기 전에 폭력을 휘둘렀던 사람이 결혼한 뒤 폭력을 쓰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데이트 도중에 폭력적 특성이 발견된다면, 가족이나 친구,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고 가해자의 행위에 강력하게 대응해야한다.
데이트폭력은 사랑이 아닌 범죄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