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은행 순위, 국내 은행들 50위내 없어

톱5 중 3개가 중국계…한국은 산업은행 62위로 최고

2015-07-12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글로벌 금융전문지가 선정한 전 세계 1000대 은행 순위에서 중국의 은행들이 상위권을 석권한 가운데 50위 내에 우리나라 은행은 한 곳도 포함되지 못했다.

우리나라 은행들이 금융의 국제화를 강조하며 해외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이 정도의 규모와 경쟁력으로 국제무대에서 해외 금융회사들과 경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영국의 국제금융전문지 ‘더 뱅커’가 최근 우량자본의 크기(Tier1 기본자기자본 규모)를 기준으로 1000개 은행을 선정한 결과 상위권에 중국 은행이 다수 포진했다.

상위 10개 중 중국 은행이 4개나 포함됐고 특히 5위권 내에서는 1위와 2위, 4위를 중국 은행이 차지했다.

1위에는 중국공상은행(ICBC)이 3년째 올랐고 2위는 중국건설은행이 차지했다.

중국은행(BOC)은 지난해 7위에서 올해 4위로 올라섰다.

또 중국농업은행이 지난해 9위에서 6위로 올라서면서 중국은행들의 강세를 여실히 보여줬다.

금융위기 이전에 상위권을 석권했던 미국과 영국 은행들은 구조조정의 여파로 밀려났다.

미국은행 중에선 JP모건체이스가 3위를 유지해 그나마 자존심을 지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웰스파고가 각각 5위, 7위, 9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10위권에는 영국의 HSBC(9위)와 일본 미쓰미시UFJ(10위)가 포함됐다.

한국의 은행은 상위 100위 내에 6개가 들었다.

그나마 농협금융지주가 새로 100위권에 진입하면서 지난해 5개에서 6곳으로 늘었다.

우리나라 은행 중에선 산업은행이 지난해 78위에서 62위로 상승하면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어 KB금융이 지난해 68위에서 올해 65위로 올랐고, 신한금융은 69위로 지난해와 순위가 같았다.

하나금융은 84위에서 82위로 순위가 두 계단 올랐지만, 우리금융은 75위에서 91위로 떨어졌다.

이어 농협지주가 97위를 차지했다.

100위권 밖의 한국계 은행은 기업은행이 112위, BNK금융이 220위, DGB금융이 344위를 차지했다.

순이익 규모를 기준으로 보면 ICBC를 포함한 중국의 4대 국유은행이 1~4위를 싹쓸이했다.

이들 중국은행을 제외하면 미국 웰스파고의 순이익이 가장 많았다.

인력 규모에서도 ICBC와 건설은행 등 중국계 은행들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유럽과 미국 은행들은 구조조정 여파로 임직원 숫자가 줄고 있다.

윤석현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한국의 은행들은 상품개발에서 고객만족에 이르기까지 서비스가 부족하고 담보대출에만 치중하고 있다"면서 "규모보다 실력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