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입으로 먹는 ‘링거주사’ 전복

완도군보건의료원 신경수 원장

2016-07-13     김효봉 기자

[매일일보 김효봉 기자] ‘닝게루’란 말이 있다. 병의원에서 맞는 주사용액의 일상적인 표현이다. 몸살감기나 몸이 쇠약해져 빠른 치유와 원기회복을 위해 처방 받거나 수술 전후에 맞는다. 그런데 ‘닝게루’나 ‘링겔’은 잘못된 표현으로 ‘링거’가 정확하다.

‘링거’는 ‘링거스 솔루션(Ringer's solution)'의 줄인 말인데 1882년 영국의 의사이자 생리학자인 시드니 링어(Sidney Ringer)가 체액과 가장 유사한 용액으로 발명하여 자신의 이름을 따 명명한 것이다.

영어로는 ‘링어’이나 독일어식으로 읽은 ‘링거’가 굳어진 것이고 영양제로 혼동되어 쓰이기도 한다.

영양섭취는 3가지로 입으로 음식을 먹는 경구, 혈관을 통한 경정맥, 관을 통한 경관영양 방법이 있다. 이 중 입으로 먹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병․의원 외래에서 흔하게 처방하는 주사 영양제는 2가지로 1)비타민 비, 씨(B, C)가 섞인 포도당, 2) 아미노산 제제가 있다.

비타민이 섞인 포도당은 비타민 비(B) 성분때문에 노란색을 띠는데 포도당들이 모여 탄수화물을 만든다. 아미노산 제제는 필수아미노산 8가지가 포함된 것으로 아미노산들이 모여 단백질을 만든다.

특히, 아미노산은 총 20가지가 있는데 그 중 8가지 필수아미노산은 반드시 식품으로만 섭취해야 한다. 이러한 아미노산은 핵산의 유전 정보에 따라 조합되는데 그 배열에 따라 우리 몸에 필요한 항체, 효소, 근육, 헤모글로빈, 인슐린, 콜라겐 등 다양한 단백질을 만든다.

필자는 외과의사이다.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국립수산과학원에서 분석한 참전복의 수산물성분표를 참고하여 영양학적으로‘링거주사’와 전복을 비교해 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1)과 2)의 영양제처럼, 전복에는 포도당과 비타민 비, 씨가 함유되어 있고, 필수 아미노산 8가지를 포함한 20여종의 거의 모든 아미노산이 함유되어 있다. 여기에 더해 단백질 합성의 생화학적 과정을 총괄하는 핵산이 포함되어 있는데, 핵산은 디엔에이(DNA), 알엔에이(RNA)로 항체, 효소, 근육 등 단백질 합성을 하는 유전 정보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전복은 병․의원에서 흔히 맞는 영양제와 조성에서 유사하고 핵산도 포함되어 있다. 전복을 섭취함으로써 위에 소개한 1)과 2)의 ‘링거주사’를 동시에 맞는다고 할 수도 있다.

즉, 전복은 입을 통해 영양제을 섭취하는 것으로, 입으로 먹는‘링거주사’라 할 수 있다. 또한 경구 섭취이므로 주사보다 영양학적으로 훨씬 효과적이다. 물론 수액 및 영양제는 영양학적인 측면 외 전해질 공급, 탈수 교정, 혈압 유지, 주사제 주입 등의 다양한 기능을 한다.

건강을 지키는 첫째 명제는 균형 잡힌 영양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전복은 분명 영양학적으로 매우 우수하다. 입으로 먹는 ‘링거주사’ 전복으로 모두가 건강하게 여름을 지냈으면 한다.

또한 메르스 여파로 수산물 소비가 매우 위축되어 전라남도를 비롯한 수산 관련 지역의 경기가 매우 침체 되었다고 한다. 입으로 먹는 ‘링거주사’인 전복 소비가 촉진되어 최대 생산지인 완도를 포함한 전복 생산 어민들의 표정도 함께 밝아졌으면 좋겠다.

입을 통한 ‘링거주사’전복을 먹고 건강도 지키고 지역경제도 살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