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 통합 대장정 마무리...‘메가뱅크’ 탄생하나

이르면 올 9월 1일 통합은행 출범 예정

2016-07-13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하나금융지주 아래로 묶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이 확정되면서 새로운 메가뱅크 탄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하나금융은 2012년 2월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하는 내용의 ‘2·17 합의서’를 작성했다.그런 상황에서 저금리 기조로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떨어지는 등 은행권 전반의 경영 사정은 점차 나빠졌다.이에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난국을 헤쳐나갈 카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계열 은행의 조기합병을 꺼내든 셈이다.실제 지난 1분기의 순이자마진은 신한(0.09%포인트↓), 우리(0.06%포인트↓), 국민(0.07%포인트↓), 하나(0.05%포인트↓) 등 주요 은행들이 전분기 대비 0.05~0.09%포인트씩 떨어졌다.올해 2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아직 실적발표 전이지만 하나·국민·우리·신한 등 4대 금융지주사들의 올 2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1조2370억원으로, 1분기보다 33.9%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순이익은 악화되고 있는 반면에 손실은 증가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올 2분기에도 마땅한 실적 ‘터닝포인트’가 없는 게 사실이다.특히 외환은행의 경우 지난달 신용위험을 전수점검한 결과에 따르면 D등급 분류 여신은 131개 업체로 약 1조원 규모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D등급 분류 여신 중 30% 정도만 부실화돼도 당장 적자가 발생한다.외환은행의 대손비용율(credit cost)은 60bp(1bp=0.01%) 수준으로 하나은행(25bp)은 물론 국민은행(26bp), 신한은행(46bp) 등 타은행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올해 2분기에도 외환은행은 성동조선, SPP조선 등과 같은 예상치 못한 충당금이 발행해 충당금 부담이 경상적 수준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지난 1분기 순이익 역시 약 1221억원에 그쳤고 지난해 연결순이익은 3749억원으로 인수 직전인 2011년의 5분의1 수준에 머물렀다.이런 상황에서 외환 노조 측이 결국 하나금융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하나금융은 두 개의 계열 은행이 아닌 새로운 하나의 메가뱅크를 얻게 됐다.하나은행은 올 1분기 말 공시 기준으로 171조3110억원, 외환은행은 118조67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해 통합은행 자산 규모는 289조9810억원이 된다.통합작업이 원활히 마무리돼 예정대로 이르면 올해 9월 1일, 늦어도 10월 1일까지 통합은행이 출범하면 신한(260조원), 국민(282조원), 우리(279조원) 은행을 능가하는 거대은행인 셈이다. 금융지주 자산 기준으로는 347조원의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하나금융지주(321조원)가 KB금융(315조원)을 따돌리고 2위가 된다.특히 하나금융측은 하나와 외환은행의 약화된 영업력이 통합을 통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금융권 관계자는 “두 은행 직원들의 연봉 격차 문제나 각종 합의 내용 이행 여부 등 여전히 문제점은 산적해 있지만 은행업은 점유율 싸움인 만큼 노조 측도 경쟁력 강화 측면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