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프라스 항복받은 독일 경제는 왜 강한가

튼튼한 독일 경제가 한국 경제에 주는 교훈

2016-07-14     곽호성 기자
[매일일보 곽호성 기자] 그리스의 치프라스 총리가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유로존에 굴복하면서 유로존 승리의 토대가 된 독일 경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는 ‘벼랑 끝 전술’을 쓰며 맞섰지만 독일의 힘 앞에 결국 무너졌다.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은 지난 13일(현지시간) 극적 타결됐고 메르켈 총리와 유로존의 승리로 끝났다.치프라스 총리는 기술적 디폴트에 빠진 상황에서 국민투표라는 반격 카드를 내놓은데 이어 지난 7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를 통해 지원요청을 하는 등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펼쳤지만 메르켈 총리의 용기 앞에 무너져 내렸다.‘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라는 치프라스 총리를 제압한 메르켈 총리의 용기는 든든한 독일 경제에서 나왔다.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메르켈 총리가 치프라스의 항복을 받아 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독일경제가 괜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독일 경제가 튼튼한 이유는 강력한 수출경쟁력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독일 제조업의 경쟁력은 세계 최강이다. 미국 달러와 비교해 최근 유로화가 약세를 보인 것도 독일 수출기업들에게는 호재가 됐다.독일은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와 비교해 0.7% 성장했다. 지난해 GDP는 전년과 비교해 2.8% 늘어났다.독일 경제의 특징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운데 강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많다는 점이다. 경제를 주로 수출 대기업이 이끌고 있는 한국과는 차이가 있다.특히 독일에서는 ‘히든챔피언’(Hidden champion)이란 강소기업들이 경제 기관차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3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 있는 2734개의 히든챔피언 가운데 독일기업이 48%(1307개)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히든챔피언 숫자가 23개였다.이렇게 강력한 기업을 만들어 내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독일은 산업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 시스템이 합리적으로 되어 있다. 독일은 대학 학비가 없지만 대학 진학률이 40% 수준이다.독일도 최근의 한국처럼 대졸자라도 인문계인 경우 취업하기 어렵다. 근로자의 임금은 학력 차이보다 가진 기술에 따라 결정된다. 도제식 교육으로 기업과 학교가 기술자를 육성하며 마이스터(명장)가 되면 뛰어난 인물로 인정받는 문화도 정착되어 있다.전문가들은 한국 경제를 독일 경제처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시장을 확대해야 하고 규제, 교육, 노동시장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은 “한국 중소기업들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원보다는 경쟁 정책을 써야 한다”며 “시장을 확대해야 중소기업이 다양해 질 수 있으며 일본, 중국, 동남아와 경제통합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김영훈 바른사회시민회의 경제실장은 “한국 경제가 독일 경제처럼 발전하기 위해서는 규제개혁과 교육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며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동시장 개혁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