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이건희' 이부진, 뿌리깊은 신뢰 안고 돌격 앞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광폭행보로 경영능력 입지 강화
내수 넘어 ‘글로벌 사업자’로 성장하기 위한 보폭 넓혀
2016-07-14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적과의 동침’이라는 신의 한수를 통해 지략가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리틀 이건희'로 불리우는 그의 광폭행보에 재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신규 면세점 사업권의 황금티켓을 거머쥔 이 사장은 입찰 초기부터 막판까지 적극적인 지원사격에 나서며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으로 세간에 주목을 받고 있다.실제로 이 사장은 지난 9일 프레젠테이션(PT) 면접 장소에 합격을 기원하는 떡을 직접 싸들고 나타날만큼 공을 들였고, 이후에도 내내 현장을 지키며 관계자들에게 힘을 보탰다.특히 CEO들과 PT 직전까지 함께 환담하며 “너무 걱정마세요. 잘 되면 다 여러분 덕이고, 떨어지면 제 탓이니까요”라면서 PT 참석자들의 긴장을 풀어주기도 했다.이 외에도 이 사장은 최근 수 개월 간 면세점 사업과 직결된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직접 발로 뛰는 ‘현장 경영’에 나섰다.지난달 29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이 사장은 중국의 주요 여행사와 외교부 등을 만나 ‘한국 관광 유치’ 활동을 펼쳤고, 지난 2일에는 정몽규 회장, 지방자치단체장 등과 함께 ‘대한민국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비전 선포식’도 열었다.뿐만 아니라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제주 신라호텔에 묵은 것으로 확인되자, 이 사장은 이를 통보받은 직후 바로 제주로 내려가 직접 호텔의 영업중단 조치를 취하는 등 신속한 대처로 지역민들의 신뢰를 이끌어냈다.호텔의 영업중단으로 인한 하루 손실액이 3억원에 달할 정도인데도 이같이 결정한 배경에는 ‘고객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이 사장의 결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일각에서는 이 사장의 이 같은 일련의 노력들이 이번 면세점 유치 경쟁에 강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이 사장은 취임 이후 실적 면에서도 의미있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1년 이 사장이 호텔신라 경영에 참여할 당시만해도 4304억원에 불과하던 호텔신라의 매출액은 지난해 연결기준 2조 9090억원을 기록하며 고속성장 중이다.이 사장은 내수 뿐 아니라 ‘글로벌 사업자’로 성장하기 위한 잰걸음도 한창이다.호텔신라는 지난 3월 디패스 인수를 통해 미주지역 등에 면세사업 진출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앞서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는 화장품·향수 면세점 매장을 오픈했으며, 지난해 10월엔 마카오 공항 면세 사업권을 획득했다.또한 지난 1월엔 중국 국영기업 ‘시틱그룹’의 사외이사로 이 사장이 선임됐으며, 지난 2월엔 삼성 반도체 공장이 위치한 중국 시안에 호텔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등 전방위적인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때문에 이 사장은 취임 초부터 외모뿐 아니라 추진력까지 부친을 빼닮아 ‘리틀 이건희’ 로 불리며 경영 행보에 관심을 받아왔다.한편, 미국 경제 주간지 포브스는 최근 이 사장을 ‘리틀 이건희’라고 칭하며, ‘세계 100대 파워 우먼’으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