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등 1800개 상장회사 모두 경영권 위기 상황”

상장협·코스닥협회 공동 호소문 발표

2015-07-15     곽호성 기자

[매일일보 곽호성 기자] 1800개 상장사를 대표하는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가 공동으로 호소문을 내고 삼성을 포함한 1800개 상장회사가 모두 경영권 위기 상황에 놓여 있으며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불공정한 인수·합병(M&A) 법제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15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기자실에서 ‘공정한 경영권 경쟁 환경조성을 위한 상장회사 호소문’을 발표했다.

두 협회는 “상장회사는 투자자와 같이 자본시장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주체”라며 “상장회사들은 자본시장 진입과 동시에 지분분산과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주식거래로 상시적인 경영권 위험에 놓이게 되어 경영권 방어수단의 활용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행 우리나라의 M&A 법제가 공격자에겐 유리하고 방어자에게는 매우 불리하게 되어 있어 매우 불공정해 적대적 M&A 위험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3년에는 SK그룹에 대한 소버린 펀드의 공격이 있었고 최근에는 KT&G에 대한 칼 아이칸의 공격이 있었다.

두 협회는 “국내 기업에 대한 투기성 헤지펀드의 공격이 계속되어 왔고, 현재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그룹마저 공격을 당하고 있다”며 “이제는 1800개 상장회사 모두가 거대한 투기성 헤지펀드의 적대적 M&A에 놓인 위기상황”이라고 말했다.

적대적 M&A 위협을 막기 위해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2006년 칼 아이칸의 공격을 받았던 KT&G는 2003년부터 매년 기업지배구조 모범기업상을 받은 기업”이라며 “투기성 헤지펀드는 기업지배구조의 건전성 여부를 불문하고 ‘먹을 것이 있는 모든 곳을 공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투기성 헤지펀드는 단기간에 이익을 최대한 챙기기 위해 과도한 구조조정 요구, 유상감자나 비정상적인 고배당 요구 등을 하며 기업의 정상적 성장을 저해해 결과적으로 소액주주의 피해와 거액의 국부유출 폐해를 일으킨다는 것이 상장협과 코스닥협회의 입장이다.

두 협회는 “과거 SK와 KT&G의 경우 수천억원의 국부유출이 있었다”며 “최근에는 엘리엇이 삼성물산 보유 주식의 현물배당 등을 요구하며 삼성물산은 물론 삼성그룹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경영권 방어법제의 공정성 확보를 통해 기업이 안정된 경영권 기반하에서 정상적인 기업경영에 전념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조성이 필요하다”며 “신주인수선택권(포이즌 필), 차등의결권제도와 같은 효율적인 경영권 방어 수단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한 “공정거래법 상 상호출자금지, 금융계열사의 의결권 행사 제한 제도도 적대적 M&A 상황에서는 규제를 완화해 이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두 협회는 이러한 내용이 들어있는 ‘공정한 경영권 경쟁 환경조성을 위한 개선 의견서’와 법률개정안을 국회와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또한 관련 법률의 개정을 위해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이날 호소문 발표 현장에는 정구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장, 신경철 코스닥협회 회장을 비롯해 김영재 대덕전자 회장,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이사 사장, 이세용 이랜텍 대표이사, 박찬중 코디에스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