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감기’ 걸리면 한국 경제는 ‘폐렴’
중국 발 경제 위기 우려...제 2의 서브프라임 사태될 수도
2016-07-15 곽호성 기자
[매일일보 곽호성 기자]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세계 금융위기의 단초가 됐듯 이번에는 중국발 경제 위기가 세계를 불황으로 빠져들게 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이런 예측은 지난 8일 중국 증시가 폭락하자 세계 증시가 같이 흔들리면서 구체화됐다.중국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이어서 경제 위기 시 파급력 규모가 막대하다.최근 중국 증시 폭락으로 한 달 사이에 상장 기업 시가총액 3조2000억 달러가 날아갔다.이것은 한국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2배, 그리스 GDP의 16배, 인도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2배에 달한다.증시에 자금을 넣은 외국인 투자자가 많다는 것도 중국 발 경제 위기가 세계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가할 수 있다는 주장의 근거 중 하나다.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 이후 증시로 돈을 몰아 넣었다. 최근 증시 폭락을 경험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증시가 무너지면 모두 빠져 나갈 가능성이 높다.갑자기 거액의 투자금이 이탈하고 주식시장이 침체로 들어가면 내수 소비가 줄어 성장률이 내려갈 수 있다.은행에서 돈을 빌린 개미 투자자들이 이를 갚지 못하게 되면서 은행과 돈을 빌렸던 기업들이 연쇄 도산할 가능성도 있다.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발 경제 위기는 제2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금융권에서는 현재 중국에 은행권 대출 조건이 되지 않으면서도 우량기업 명의로 돈을 빌리고 대출금 일부를 해당 기업에 수수료로 주는 ‘그림자 금융’도 만연한 것으로 보고 있다.그림자 금융은 사실상 은행의 부실 대출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주가 폭락 시 중국 금융시장을 붕괴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중국이 그동안 세계의 강력한 소비시장 역할을 해 온 점도 중요하다.중국은 한국과 일본의 최대 교역국이며 미국, 유럽연합(EU)에는 2번째 크기의 교역국이다. 많은 신흥국들도 중국에 원자재를 팔고 있다.중국이 주요 수출시장인 기업이 많은 상태에서 중국 경기가 무너지면 한국을 비롯한 각국 기업들은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된다.루치르 샤르마 모건스탠리 신흥시장팀장은 “다음 세계 불황은 중국에서 시작될 것”이라며 “향후 수년간 중국의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 세계 경제 성장률이 2%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