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그리스 빚 지속불가능”...채무 탕감 등 조치 요청

국제통화기금이 구제금융 불참 시 그리스 사태 변수될 듯

2016-07-15     곽호성 기자
[매일일보 곽호성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 정부 부채 상황에 대해 ‘지속가능하지 않다’(unsustainable)며 채무 탕감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연이어 주장하고 나섰다.채무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IMF가 그리스 3차 구제금융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이번 그리스 사태 해결에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15일 금융권에 따르면 IMF 관계자는 14일(현지시간) 그리스의 채무가 지속가능하지 않고 그리스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유럽연합(EU) 채권단이 계획한 것에 비해 훨씬 많은 채무 탕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IMF는 앞서 같은 내용이 들어있는 보고서를 지난 13일 구제금융 협상 타결 몇 시간 후 유로존 회원국에게 보냈다.보고서에서 IMF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77% 수준인 그리스의 정부 부채가 2년 뒤에는 200%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했다.그러면서 IMF는 상황 해결을 위해서는 상환 유예기간을 30년으로 크게 늘리거나 먼저 부채를 탕감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밝혔다.IMF가 이렇게 그리스 채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곧 진행될 그리스의 3차 구제금융 협상에서 채무 재조정 여부가 다시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만약 채무 탕감 등 IMF가 원하는 수준의 강력한 채무 경감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IMF가 추가 그리스 구제금융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채무 상환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되는 나라에 더 돈을 빌려주는 것은 IMF 내부 규정에 어긋난다.IMF의 그리스 구제금융 참여 문제는 이번 협상 타결과정에서 그리스와 채권단이 끝까지 팽팽하게 충돌했던 문제다.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IMF의 참여를 원치 않았다.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IMF 참여가 전제돼야 자국 의회의 승인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결국 자신의 의사를 관철시켰다.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IMF의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IMF가 추가 구제금융 프로그램에서 빠질 수도 있다는 강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며 “IMF가 빠지게 되면 독일과 다른 유로존 채권국에 정치적·경제적으로 상당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일간 가디언도 칼럼을 통해 “IMF는 부채의 지속가능성이 확실히 담보된 나라에만 돈을 빌려준다”며 “만약 유로존이 채무 경감을 허락하지 않는다면 왜 IMF가 164억 유로나 베팅하겠느냐”는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