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대우조선 부실 책임론 대두
금융당국 “이상 징후 감지되면 감리 착수”
2015-07-16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2분기 실적에 대규모 손실이 반영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분 31.46%를 보유한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을 향한 책임론이 일고 있다.2000년 출자전환 이후 최대주주로서 대우조선의 경영 현황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할 산업은행이 관리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16일 조선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최대 주주가 된 이후 대우조선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줄곧 산업은행 출신 인사들이 맡아 왔다.지난 3월 부임한 현 CFO 김열중 부사장이 산업은행 재무부문장(부행장) 출신이다.김 부사장 부임 직전까지 CFO를 맡아 온 김갑중 부사장도 이전에 산업은행 재무본부장을 지냈다.이 밖에 현재 대우조선의 등기임원으로 이영제 산업은행 기업금융4실장이 비상임으로 재직 중이고, 올해 취임한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도 1974∼1976년 산업은행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줄곧 자사 출신의 CFO를 대우조선에 앉힌 만큼 대규모 부실이 갑자기 드러난 상황에서 재무관리를 책임져 온 산업은행도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셈이다.일각에서는 전임 고재호 사장에 대한 책임론 뒤에 산업은행이 숨어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눈초리도 보내고 있다.대우조선의 부실이 알려진 직후 그 원인 중 하나로 고 전 사장이 연임을 위해 재무제표에 손실을 제때 반영하지 않았다는 논리가 등장한 바 있다.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산업은행 출신은 사실상 CFO 한 명뿐인데, 경영 방침에 따른 회계문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는 되지 않는다”고 억울함을 호소한다.사정이 어떠하든 대우조선 재무구조 개선 문제는 앞으로 산업은행이 대주주로서 책임을 지고 풀어갈 것으로 예상된다.유상증자와 출자전환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그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대우조선은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이 시장의 예측대로 3조원 수준으로 불어날 경우 자본확충이 불가피하다.이 시나리오에서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의 유상증자를 이끌거나 대출채권을 주식으로 바꾸어 부채비율을 낮추는 출자전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한 시중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대주주로서 산업은행이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있는 만큼 신규 자금을 투입할 때에도 산업은행이 중심이 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말했다.앞으로 대우조선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 분식회계 여부에 대해 조사가 이뤄진다면 대규모 부실에 대한 책임 소재가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금융당국은 실적인 나온 이후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감리에 착수할 방침이다.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손실이 확정되지 않았고 의도적으로 감췄다고 볼만한 근거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추후 진행 상황에 따라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