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계좌 ISA 도입으로 서민·중산층 세테크 상황 변동

원금 손실 본 펀드에는 세금 부과 안한다

2016-07-19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올해 정부가 세법개정안을 확정하면 서민과 중산층의 ‘세(稅)테크’ 상황이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꾸준히 사라져 찾아보기 어려웠던 절세 금융상품이 대거 부활한다.특히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은 예·적금,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개별적 투자하던 금융상품을 한 바구니에 집어넣는 한국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다.이 제도는 국내에서 처음 도입되는 제도로 ISA에서 생기는 이자·배당소득에 대해선 세금을 가져가지 않는다.예를 들어 1000만원을 시중은행 예·적금과 회사채에 투자해 연간 5%(50만원)의 수익을 냈으면 지금은 15.4%인 7만7000원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투자수익률은 세후 4.2%로 떨어진다.반면 ISA 계좌에서 같은 수익을 거두면 7만7000원을 안 내도 된다.정부는 ISA 납입 한도를 연간 1500만원∼2000만원으로 논의 중이다.연간 한도 내에서 투자금을 입금하면 여러 금융상품을 제한없이 갈아타며 세제 혜택을 볼 수 있다.ISA 도입은 저금리 체제가 자리잡으면서 서민이나 중산층이 저축을 해도 이자를 적게 받게 된 상황과 연관이 있다. 베이비붐 세대 퇴직자들이 늘며 장기적 노후 대비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 필요해졌다.다만 서민층과 2030세대 자산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재형저축과 소득공제 장기펀드의 세제 혜택은 올해 말로 종료된다.두 상품이 ‘연봉 5000만원’이라는 가입조건으로 인해 흥행에 실패해 정부는 ISA 가입 기준을 높여 더 많은 이들이 혜택을 볼 수 있게 했다.ISA는 고령화와 저금리를 먼저 경험한 영국과 일본에서 성공한 제도다.1999년 도입된 영국의 ISA는 16세 이상이 투자할 경우 연간 1만5000파운드(약 2700만원)까지 비과세한다. 영국 국민의 40% 정도가 ISA에 가입하고 있다.지난해 1월 도입된 일본의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는 소득 제한이 없고 20세 이상에게 연 100만엔(약 9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주고 있다. NISA는 도입한지 6개월 만에 계좌 수가 730만개까지 늘었다.정부는 올해 안에 입법을 진행하고 내년부터 한국형 ISA를 시작하려고 하고 있다.이외에 손해를 입어도 세금을 내야 하는 불합리한 펀드 과세 체계도 개선된다.그동안 펀드는 손익이 확정되는 환매 시점이 아니라 매년 결산하는 식으로 세금을 매겼다. 연간으로 이익이 났을 때 세금을 가져가지만 나중에 환매할 때 원금 손실이 나도 냈던 세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따라서 정부는 원금 손실을 입은 펀드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이익이 났을 경우 환매 시점에 매매·평가차익에 과세하기로 결정했다.해외주식의 매매·평가차익과 배당수익, 환차익에 세금을 물리지 않는 비과세 해외투자펀드는 6년 만에 부활하며 1인당 가입한도는 3000만원이다.국회에서 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올해 안으로 판매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