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본입찰’ 홈플러스, 매각설마다 일축 왜

인수후보 윤곽 등에도 사측 “정해진 바 없다”…노조 불협화음 가능성도

2015-07-19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인수합병(M&A) 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홈플러스가 구체적인 인수후보군까지 거론되는 상황에도 여전히 매각에 대해 일축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19일 업계에 따르면 수년째 소문만 무성하던 홈플러스 매각이 사실상 공식화된 가운데, 본입찰 시한이 다음 달 17일로 확정됐다.본 입찰은 최종 인수가격을 포함해 법적으로 구속력 있는 인수 제안서를 제출하는 절차로, 일단 후보사들이 얼마의 매입 금액을 제시할 지가 최대의 관건이다.홈플러스 대주주인 영국 테스코 그룹과 매각주관사인 HSBC 증권이 예비 입찰에서 선정한 미국계 사모펀드인 KKR·칼라일그룹·골드만삭스 PIA, 한국·중국·일본·호주 중심의 MBK파트너스·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 등 5개사에서 높은 인수가격을 써낸 1∼2곳이 본입찰에서 가려진다.투자은행(IB)업계는 홈플러스의 본 입찰 최고가격이 6조7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앞서 지난 6월 영국 로이터통신은 “테스코가 홈플러스를 60억 달러(약 6조6000억원)에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홈플러스는 칼라일그룹의 40억 파운드(약 6조5500억원) 매입 제안을 거절한 바 있다.이처럼 인수후보군과 본입찰 시기 등 매각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거론되는 가운데서도 정작 당사자인 홈플러스는“결정된 바 없다”며 여전히 소극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매각과정에 대한 투명한 공개를 요구와 함께 분할 매각 또는 투기자본으로의 매각 등에 반대입장을 밝히면서 집단행동에 나선 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홈플러스 노조는 경영진에게 테스코는 투명한 매각과 고용보장에 대한 책임 있는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하는 한편, ‘비밀매각’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지난 16일 부산 홈플러스 센텀점에서 집회를 연 홈플러스 노조는 “지분 100%를 가진 영국 테스코가 한국 홈플러스를 매각할 수는 있지만 회사를 일궈온 직원들에게 어떤 설명이나 동의없이 비밀리에 매각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호소했다.노조는 “현재 거론되는 인수자를 보면 대부분 기업의 유지와 지속성장보다는 단기 이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들”이라며 “사모펀드에 인수되면 구조조정, 분할·재매각, 고용불안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홈플러스가 매각추진에 대해 쉬쉬하는 것은 곧 노조와의 잡음을 최소화시켜서 매각에서 높은 값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한편, 미국 월마트와 프랑스 까르푸와 함께 세계 3대 소매유통업로 통하는 테스코는 1997년 한국에 첫 진출해 지난해 기준 전국 140개 점포를 두고 있다.업계는 테스코가 지난해 창사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해 체질개선이 시급한데다, 경기 침체에 따른 대형마트의 중장기 전망 역시 밝지 않다는 점에서 홈플러스 매각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