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봄날의 불청객, 황사 주의보

황사 중금속, 알레르기성 접촉성 피부염 유발

2011-03-18     김경탁 기자

[매일일보] 민감성 피부를 가진 사람은 황사 자체보다는 그 속에 포함된 각종 유해 물질에 더 큰 악영향을 받는다. 최근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는 황사를 수은, 납, 알루미늄, 카드뮴, 비소 등 중금속 덩어리로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리더스피부과 박병순 원장의 도움으로 취약한 피부를 황사로부터 지켜내는 방법을 알아보자.

황사는 산성이며 일반 먼지보다 입자가 작다. 따라서 모공 속으로 깊이 들어가기 용이하며 접촉피부염을 쉽게 유발한다.

니켈이나 크롬 등 특정금속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특정한 사람에게만 발생하지만 최근 황사처럼 중금속 함량이 많고 다량의 자극물질을 포함한 경우에는 알레르기가 없는 사람에게도 자극성 접촉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은 양 볼과 눈꺼풀 주변이 붉어지고 가렵거나 따가운 증상으로부터 심하게 부으면서 진물이 나거나 심지어 물집이 잡힐 정도까지 다양하다. 염증이 소실됨에 따라 피부는 심하게 건조해지며 각질이 일어나기도 한다. 30대 회사원 조씨(여, 디자이너)는 최근 퇴근 후 술자리가 있어 꼼꼼히 세안을 하지 못하고 잠자리에 드는 일이 많았다. 며칠 후 눈꺼풀과 양 볼이 붉게 달아오르고 따끔거리는 증상이 발생하였으나 단순한 피부 트러블로만 생각, 메이크업으로 최대한 감추고 장시간 활동하는 일상을 반복하다가 진물이 발생할 정도로 증상이 악화되어 피부과를 찾았다.

진단은 악화된 접촉피부염. 황사에 대한 대비 소홀이 원인이었다.

접촉성 피부염, 빨리 치료해 줘야

황사로 인한 피부 상태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외출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집안에만 있을 수는 없는 일. 황사가 심한 날 외출을 했다면 귀가 직후 꼼꼼한 세안을 해 주어야 불필요한 피부 자극과 피부염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접촉성 피부염이 생기면 이차적으로 악화되기 전 빨리 치료해 주는 것이 좋다. 치료 시기가 너무 늦어지면 피부염 자체도 심해지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이차적 감염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가장 가벼운 냉찜질이 꽤 도움이 된다. 손수건이나 작은 타월을 수돗물에 적당히 적신 후 냉동실에 15분 가량 넣어 두었다가 꺼내어 비닐 위생백에 넣은 후 환부에 5-10분간 대 주면 염증을 어느 정도 가라 앉힐 수 있다. 가렵다고 긁거나 비비는 것은 절대 금물. 습진으로 피부 보호막이 손상된 상태이므로 이를 통해 이차적으로 세균이 들어가 농가진이라는 질환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간단한 조치만으로 피부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주저하지 말고 피부과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고 적절한 처방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대개는 바르는 약을 소량 단기간 쓰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가려움증이 따가운 증상이 심해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항히스타민제 등의 먹는 약을 수 일 복용하는 것도 좋다.


황사에 노출 된 민감성 피부, 자극 줄이고 청결과 보습 중요

황사로 인한 피부 관리법은 철저한 피부 청결 관리와 보습이다. 황사가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 관리를 잘하고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여 피부 노출을 최대한 막는다.

최근 시판되고 있는 황사 마스크 중에는 얼굴의 거의 대부분을 커버할 정도로 충분한 면적을 커버하는 제품도 있다. 피부가 황사나 꽃가루 등에 오래 노출되는 경우 자극성 혹은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의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외출 후 집에 들어오면 바로 세안을 하여 미세한 이물질들을 피부로부터 제거해 주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꼼꼼한 세안을 위해서는 비누거품을 충분히 내거나 클렌징 폼 등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콧등과 양 눈썹 사이, 입 주위 등 무심코 지나쳐 버릴 수 있는 곳까지 세심하게 세안하는 게 좋다. 다만 과도한 세안은 오히려 피부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시간을 들여서 조심스럽게 꼼꼼히 청소한다는 기분으로 세안하면 충분하다. 물의 온도는 뜨거운 물보다는 피부온도보다 약간 낮은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세안이 끝난 후에는 보습제나 수분크림을 바로 발라 주어야 한다. 향이 강하거나 색깔이 있는 로션, 크림, 에센스 등은 피부염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도록 하고 스킨이나 토너의 사용도 피부가 정상화될 때 까지는 보류한다.

자외선 차단제는 외출 시 꼭 발라야 하지만, 피부염이 심한 상태에서는 자외선 차단제 자체도 자극이 될 수 있으니 이러한 경우에는 챙이 넓은 모자나 마스크 등으로 물리적 자외선 차단을 해 주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도움말 : 리더스피부과 박병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