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정원 해킹 사찰 의혹 총공세…역풍 우려 ‘숨고르기’도

이종걸 “국정원 검찰‧국회 조사 거부는 박 대통령 책임”
신경민 “이병호 취임 초 인수인계 있었을 것”…“답해야”
박지원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 닉슨 책임지고 물러났다”

2015-07-21     이창원 기자
[매일일보 이창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국가정보원 해킹 프로그램 민간 사찰 의혹에 대해 연일 총공세를 이어갔다.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원 현장조사에 앞서 각종 의혹에 대한 자료 요구서를 제출하고 국정원 수뇌부의 사전 인지 의혹을 제기하는 등 압박의 수위를 높이면서, 고위전략회의를 열어 향후 전략을 재점검하고 공세 기조를 조율하는 등 ‘숨고르기’를 하며 본격적인 격돌을 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이종걸 원내대표는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정원이 검찰 수사와 국회조사를 거부한다면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고 밝혔으며, 이날 오후 여야 원내대표 회담에서 이번 사안에 대한 ‘선(先)자료조사 후(後)현장조사’ 원칙을 재차 강조하고 국회 특위 구성을 요구했다.또한 원내대표 회담에서 이 원내대표는 긴급 현안질의 실시 및 국정원장 출석,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을 요구했다.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도 “강제수사를 하는 검찰도 압수수색 전 무엇을 볼 것인지 면밀히 검토해서 검증절차에 들어간다”면서, “진상조사가 전제되지 않은 현장 조사는 쇼윈도 검증에 불과하다”도 압박에 나섰다.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 신경민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해 초 이후 이탈리아 해킹팀에 대한 계속된 국제적 의문 제기가 있었고, 이병호 국가정보원장도 당연히 취임 초 인수인계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며 이 원장의 답을 촉구했다.이어 신 의원은 자살한 국정원 직원이 일부 파일을 삭제한 데 대해 “정보 사찰로 기강이 무너졌고 내부 관리가 무너졌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비판했다.박지원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국(CIA)이 대통령 선거에 댓글 단 적이 있나. 오히려 미국은 워터게이트 도청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다가 닉슨 대통령은 책임지고 물러났다”며 공세에 동참했다.새정치민주연합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는 이날 국정원에 대해 해킹프로그램 ‘RCS’ 사용 내역 등 자료와 구매계약서, 예산품의서, 문서 및 정보관리 시스템 매뉴얼 등 자료 요구서를 보내기도 했다.이러한 야당의 총공세는 여론이 국정원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판단에 고무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최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조사결과 전체 응답자의 52.9%가 내국인 사찰이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고, 대테러·대북 공작활동을 위해서만 해킹이 있었을 것이라는 답은 26.9%에 불과했다.다만 지나친 ‘강공 일변도’ 전략은 역풍의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 이날 오후 문재인 대표와 이 원내대표, 안철수 위원장 등이 참석해 고위전략회의 열고, 공세가 정쟁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사실관계에 기초해 차분히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향후 대여 공세의 기조를 다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