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하나, 전산 오류로 신고식 치르나
하나카드 결제 오류에 하나대투 HTS-주식거래 중단까지
2016-07-23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으로 진정한 ‘통합 하나’를 꿈꾸고 있는 하나금융이 최근 계열사들의 전산장애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대투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은 지난 21일 전산장애로 6시간 가까이 매매거래가 중단됐다. 이에 하나대투증권 측은 전산 배치 작업 과정 중 일부 계좌에서 발생한 내부 시스템 충돌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며 보다 자세한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라는 입장이다.현재 하나대투증권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전산장애 복구 지연에 따른 보상 기준 및 절차를 안내하고 있다.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전산장애 시간(오전7시20분~오후1시17분) 내 당사 영업점을 통해 매도 주문표를 작성했거나 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홈페이지, 자동응답시스템(ARS)에 매도주문 기록이 있어야 한다.그 외에도 전산장애 시간내 체결 가능한 가격 범위 내 주문이어야 하며, 복구 후 매도주문 체결이 완료되어 손실금액이 확정된 경우여야 한다. 모든 조건을 충족해도 보상 신청서를 접수하지 않으면 보상을 받을 수 없다.그러나 이 같은 하나대투증권의 보상안에 대해 피해를 본 고객들은 장애 발생을 알고 애초에 주문을 넣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 고객들은 소송을 준비하거나 같은 피해자들의 모집해 대책마련을 촉구할 방침이다.하나대투증권이 HTS 전산장애로 진땀을 빼는 사이 하나카드는 옛 외환카드와 전산 시스템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결제오류로 뭇매를 맞고 있다.하나카드는 지난해 말 외환카드와의 물리적 통합에 이어 지난 20일부터는 전산시스템에 대한 통합 운영에 돌입했다. 이는 카드발급과 홈페이지, 콜센터 등 고객 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시스템 일원화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하나카드는 당일 신용·체크카드 결제가 오전 5시까지 중단될 것이라는 사전 안내를 진행한 상태였다.그러나 전산통합 첫날, 예고된 시간이 지났음에도 카드 결제에 오류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날 약 3200명의 신용카드 계좌에서는 2억여원 가량의 돈이 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체크카드의 경우 결제 자체가 진행되지 않는 오류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결제 문자 오발송 등의 문제점도 드러났다.밴사 대행 결제가 불가능한 체크카드를 중심으로 결제오류는 20일과 21일 이어지다가 그 이후로는 소강상태에 접어든 상태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여전히 해외 체크카드 결제가 이뤄지지 않거나 잘못된 결제 안내 문자가 오는 등의 문제점은 이어지고 있다.하나카드 측은 “서버 통합은 사실 카드사가 하는 작업중 가장 큰 작업으로 통상 결제 피해를 입기 쉬운 체크카드 이용자 수가 늘어나면서 문제점이 더 부각된 것 같다”며 “현재 홈페이지 등에 사과문을 개시하고 체크카드 결제 불편 고객들 200만명을 대상으로 현재 사과문자를 보냈다”며 빠른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다만 “통합 일정을 지나치게 서둘렀다는 지적과는 달리 하나카드는 기획부터 테스트 서버 운용까지 근 1년여의 시간동안 작업을 스케줄대로 진행했다”며 “현재는 어느 정도 안정세에 돌입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이처럼 계열사들의 전산 문제가 불거지면서 일각에서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전산 통합과정에서도 오류가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현재 하나금융은 통합추진위원회를 통해 새로운 IT 통합 일정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외환은행 IT통합 사업 참여 등을 논의중인 IT업체들은 이르면 내년 초 통합이 완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IT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최대한 일정을 앞당기려 하겠지만 통상 이런 통합 작업의 경우 1년을 내다보는 만큼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작업이 마무리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통합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사전작업은 제한적이었겠지만, 어느 정도 시간 단축에 도움이 될 수도 있는 만큼 기간이 다소 짧아진다고 해서 ‘날림’일 것이라고 단정 지어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