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조로(早老)’...구조개혁 절실

국민소득 역주행에 잠재성장율도 하락세...“성장동력 찾아야”

2016-07-28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한국 경제의 성장 조로현상이 가시화 되고 있다.이에 과감한 구조 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에 산재한 비효율을 제거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외 경제예측기관들은 올해 한국의 1인당 GDP가 2009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실제 LG경제연구원은 올해 한국의 1인당 GDP가 2만7600달러에 머물러 지난해(2만8100달러)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하반기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달러강세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한국의 1인당 GDP는 지난 2008년 2만3102 달러로 전년에 비해 줄어든데 이어 2009년에도 1만8337달러로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1인당 GDP가 2년 연속 줄어든 셈이다.한국경제연구원의 경우 보고서를 통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대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9%로 하락하면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에서 4만달러를 달성하는 데 17년이 걸릴 것이라고 관측했다.이 같은 국민소득 역주행 현상은 어두운 한국의 경제성장 전망과 무관하지 않다.한국은행은 이미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2.8%로 낮추고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0.9%로 유지했다.지난 1분기와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대비 각각 0.8%, 0.3%에 머물렀다. 하반기에도 선진국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한국경제가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빠른 고령화 등으로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60년대에 0.8%대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 역시 나오고 있다.김정호 아주대학교 교수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기획재정부 주최로 열린 정책 세미나에서 “한국 경제는 고령화 및 경제 성숙화에 따라 역동성의 저하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2060년대에 이르러서는 잠재성장률도 0.8%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현재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3%대 초중반으로 평가되고 있다.김 교수는 국민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으로 환산하면 성장률은 2060년에 1%대 중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이에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가 앞장서서 사회 각 부문의 구조개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소비 위축이 생산과 고용을 줄여 소득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악순환이 진행 중”이라며 “무엇보다 우리 경제가 다시 성장활력을 찾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시장을 만들어내는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만 한다”고 말했다.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역시 “선진국들이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넘긴 후 10년간 연평균 3.4%의 성장세를 보인 점을 감안할 때 2만 달러대인 우리나라가 3.1% 성장률을 보이는 것은 성장 조로현상을 보이는 것”이라며 “앞으로 발전과 번영을 누리려면 새로운 산업과 직업, 시장의 공급을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정호 아주대학교 교수는 “취업자 수 확대와 함께 기술진보, 경영혁신, 노사관계 개선 등 총요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기업 혁신 및 노동시장의 효율성 제고를 통해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게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노동시장에 대한 단기 및 중·장기 대응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김주섭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임금피크제 도입 등 임금 체계 개편과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필요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청년 고용 활성화, 여성 고용률 제고, 중고령자 고용 확대 등 노동공급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