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국 TPP 각료회의 개막
미·일 양자 협상은 타결 근접..원칙적 합의 가능성 높아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당사국 간 각료회의가 28일(현지시간) 나흘간 일정으로 하와이 마우이 섬에서 개막됐다.
TPP 협상을 주도하는 미국의 마이클 프로먼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일본의 아마리 아키라 TPP담당상을 비롯한 12개 협상 당사국의 통상·무역장관들은 이날 첫날 회의를 열고 주요 쟁점을 중심으로 논의에 착수했다.
각료회의에 앞서, 12개국 실무협상단은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같은 장소에서 수석대표회의를 열고 핵심 쟁점별 대안을 마련하고 각료회의 상정 안건을 확정했다.
이번 하와이 각료회의는 TPP 협상 최종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자리로, 협상 당사국들은 규범과 시장접근 분야의 주요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혀 합의 선언을 이끌어낸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협상이 타결될 경우 12개국 협상단은 회의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결과물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나,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서는 하루 이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 협상 진행 경과를 보면 협상 주도국인 미국과 일본 간의 양자 실무협상이 사실상 타결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부 협상국 간의 양자 협상은 여전히 진통을 겪고 있다.
미·일 양국은 앞서 지난 9∼12일 일본 도쿄에서 가진 양자협상에서 쌀과 쇠·돼지 고기를 비롯한 일본의 5대 민감품목에 대한 시장개방 정도, 미국의 일본산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철폐 등 주요 쟁점을 거의 타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으로 미국산 쌀의 연간 무관세 수입물량을 놓고 17만5000t(미국)과 5만t(일본)을 놓고 팽팽히 맞서 온 미·일 양국은 7만t 선에서 절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미국은 일본산 자동차 부품 가운데 절반 이상의 품목에 대해 수입 관세를 철폐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은 캐나다 낙농품 시장 확대, 베트남 직물·의류 원사기준 설정 문제 등을 놓고 이들 국가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아울러 국영기업(SOE)에 대한 투명성 강화 및 특혜 금지 조항을 놓고는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과,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 및 생물 의약품 자료보호기간을 놓고는 다른 협상국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투자자-국가간소송(ISD) 제도와 관련해서도 협정문 반영을 요구하는 미국과 이에 반대하는 호주 등 간에 쟁점으로 남아 있다.
이와 관련,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총 31개 분야 중 25개 분야에서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는 2013년 11월 TPP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단계로, TPP 협상 최종 결과를 지켜본 뒤 향후 대응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