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로 흔들리는 효성 조석래호
효성 ‘시장 신뢰회복 위해 자산 1천700억원 매각’
2006-03-03 안미숙 기자
효성은 지난 2월 27일 기업설명회를 통해 “KTF, 대한유화, SK텔레콤 등 보유 유가증권(평가액1천160억원)과 조치원 공장, 울산공장, 서울 당산동 용지(평가액 566억원) 등을 매각해 총 1천726억원 규모 자금을 마련하고 재무구조 개선에 쓸 계획” 이라고 밝혔다.
효성 한 관계자는 “가장 손실 규모가 컸던 효성아메리카는 회계 법인을 교체 했다” 고 밝히며 “신뢰 회복을 위해 앞으로 본사는 물론 해외 전 법인에 상시적으로 회계문제를 감시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 갈 것” 이라고 설명했다.
효성은 지난 23일 회계기준 위반설과 관련한 조회공시를 통해 1천5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사실을 시인해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왔다.
이에 따르면 98년 효성물산 합병 이후 해외 현지법인에서 발생한 적자를 흑자로 둔갑시켜 5년간 1천525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재무제표에서 누락해온 것이다.
또 같은 기간 지분법 손실충당금 2천503억원도 누락했으며 자기자본과 자산총계는 각각 3천511억원과 1천7억원 과다계상한 점도 인정했다.
회사 측은 해외 자회사의 지분법평가손실 등을 반영해 2001년 이후 재무제표를 차례로 수정했다.
이에 따라 2001년 지분법평가이익 72억원이 700억원 손실로 정정됐으며 경상이익과 순이익 717억원과 547억원도 각각 경상손실 55억원, 순손실 225억원으로 수정됐다.
회사측은 1998년 재무제표를 수정해야 하지만 비교 표시되는 재무제표상 손실로 반영하기 위해 2001년 손실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 자회사가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해당되기 때문에 자본잠식 금액을 지분법 평가손실 충당금으로 계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04년 경상이익은 883억원에서 108억원으로 줄었고, 순이익은 636억원 흑자에서 138억원 적자로 바뀌게 됐다.
아울러 작년 경상손실은 692억원에서 694억원으로 순손실은 600억원에서 602억원으로 각각 수정됐다.
분식회계와 관련해 효성측은 “98년 효성물산을 합병한 이후 해외 현지법인이 갖고 있는 매출채권이 회수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손실로 잡아놓지 않았다”며 “이번에 회수가 불투명하다는 판단에 따라 한꺼번에 털어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효성이 이번에 분식회계를 고백한 것은 금융감독원이 2007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증권관련 집단소송제를 앞두고 자발적 회계오류 수정을 권고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효성의 목표주가를 자산가치 조정 등을 감안해 1만7천원으로 소폭 하향초정했다.
CJ투자증권은 효성이 해외 판매법인의 과거 누적부실을 작년 말 기준으로 일괄 정리하면서 장부상 순자산가치가 3천512억원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또 과다 계상된 매출채권 및 재고자산의 비용처리, PET원사 공장 가동중단에 따른 자산감액손 및 구조조정비용 등으로 1천100억원 내외의 비경상적 손실이 발생해 작년 경상이익이 695원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CJ 투자증권은 또 향후 유휴자산 매각 등이 이뤄지면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투명성을 제고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화섬부문의 공급과잉에 따른 실적부진과 중공업부문의 수주실적 지연, 산업자재 부문의 원화강세 부담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영업측면의 모멘텀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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