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기업 실적 희비 엇갈려
2016-08-06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한국과 일본 기업들의 실적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한국기업들은 수출과 내수 동반 침체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 중인데 반해 일본기업들은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화 약세 수혜를 톡톡히 받고 있다.6일 국제금융시장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코스피에서 2분기 실적을 발표한 89개 기업 가운데 주당순이익(EPS)이 시장의 예상을 웃돈(블룸버그 집계 기준) 기업은 45곳으로 50.56%의 비중을 차지했다.일본의 닛케이225지수 편입 종목에서는 124개 기업 가운데 87개(70.16%)의 기업이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매출로 보면, 한국 기업들의 상황은 더 부정적이다.코스피에서는 88개 기업 가운데 35곳(39.77%)만이 예상을 웃도는 매출 실적을 발표했다.일본에서는 144개 기업 가운데 87개(60.42%) 기업이 ‘매출 서프라이즈’를 나타냈다.일본에서는 특히 IT업종의 실적이 호조를 보여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두 배가 많았다. 대표 IT업종인 소니와 닌텐도, 파나소닉 등이 모두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다.블룸버그는 전날 일본 기업들의 실적이 아시아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보도했다.JP모건자산운용의 시게미 요시노리 전략가는 “일본은 (아시아의) 다른 모든 국가를 능가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아시아 신흥국들이 전반적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실제로 한국과 일본의 대표 기업들만 봐도 이런 현상은 나타나고 있다.도요타는 2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10% 증가한 5500억엔(6조12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수요가 둔화하고 경쟁은 극심해지고 있지만, 도요타는 지난 4월 이후 중국에서 매출이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다른 경쟁업체들과 마찬가지로 할인 폭을 늘리고 구매우대책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도요타 외에 혼다와 닛산 등 주요 자동차업체의 실적도 예상을 웃돌았다.반면 현대차는 그러나 중국공장의 올해 상반기 판매대수가 51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줄었다고 발표했다.지난달 현대·기아차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7.3%로 전달의 9.1%보다 1.8%포인트나 급락했다. 같은 기간 도요타는 3.9%에서 4.2%로 늘었고, 닛산도 5.7%에서 6.2%로 높아졌다.삼성전자 실적도 다소 실망스러웠다.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에 저점을 찍고 실적이 완만하게 개선됐으나 스마트폰 부분의 정체가 지속되고 있다. 갤럭시6 출시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 특히 부정적이다.삼성전자의 주력이던 IT모바일 부문은 영업이익 3조원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정체했다.이에 반해 소니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한 969억엔(9125억원)을 나타냈고, 순이익은 824억엔으로 207.5%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