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세법개정안]주형환 차관 “대기업 실효세율 계속 올라갈 것”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2015년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지난 3일 열린 사전 브리핑에서 “비과세·감면 정비와 최저한세율 인상 등으로 2008년 내린 법인세 3% 가운데 2% 정도가 상쇄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주 차관은 “비과세·감면을 줄이고 업무용 승용차 같은 과세 사각지대를 정비해 법에서 걷는 세금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주형환 차관, 문창용 기재부 세제실장과의 일문일답.

Q. 이번 세법개정안으로 서민·중산층·중소기업과 고소득자·대기업 세금 부담이 어떻게 달라지나.

A. (주 차관) 고소득자·대기업의 세금 부담은 연간 1조500억원 늘어난다. 고소득자 세금이 6천400억원, 대기업은 4천100억원 증가한다. 서민·중산층과 중소기업 세금은 1천500억원 가까이 줄어든다. 중소기업 세금은 100억원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Q.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국회에서 대기업의 실효세율을 중소기업보다 높이는 방안을 세법개정안에 담겠다고 언급했는데.

A. (주 차관) 지난해 기준으로 대기업의 실효세율은 17.3%, 중견기업은 16.5%였다. 외국에서 납부한 세금을 공제해주기 전의 대기업 실효세율은 19% 정도다. 2013년 이후 본격적으로 대기업 비과세·감면을 정비했다. 과표 1천억원을 초과하는 기업의 최저한세율은 14%에서 단계적으로 17%까지 늘렸다. 고용창출투자세액에서도 대기업은 기본 공제율 3∼4%를 아예 없앴다. 이런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면 대기업 실효세율은 지속적으로 올라갈 것이다.

Q. 비과세·감면을 지속적으로 줄이겠다고 밝혀왔다. 그런데 이번 세법개정안에선 농수산물·면세유 등 비과세·감면 일몰이 상당 부분 연장됐다.

A. (주 차관) 올해 일몰 도래하는 항목이 88개인데 이 가운데 27개를 폐지하거나 재설계했다. 비과세·감면을 축소하려고 고심하고 있다. 농수산물 공제의 경우 메르스로 직격탄을 맞은 음식점 업종을 지원하기 위한 차원이다. 면세유 공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농어업을 지원하려는 것이다.

Q. 이번 비과세·감면 제도 정비로 대기업 실효세율이 얼마나 늘어나는 건가.

A. (주 차관) 법인세가 연간 2천400억원정도 늘어난다. 법인세가 1%포인트 증가할 때 세금이 2조원 정도 증가하는 점을 고려하면 실효세율 0.1∼0.2%포인트가 상승한다고 볼 수 있다.

Q. 미흡한 수준의 실효세율 인상이 아닌가.

A. (문창용 세제실장) 2012년부터 비과세·감면을 지속적으로 줄여 법인세 실효세율이 1.6%포인트 정도 올라간 것으로 추정된다. 지방소득세 과표를 소득세·법인세 과세 표준으로 일원화한 효과까지 포함하면 실효세율은 2.1%포인트 정도 올랐다. 올해 법인세 통계까지 나오면 실효세율은 19∼20%까지 높아질 것으로 본다.

A. (주 차관) 2008년 법인세를 3%포인트 내렸는데 그동안 비과세·감면 정비 등을 통해 세금이 많아져 2%포인트가 상쇄되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비과세·감면의 계속적 정비와 업무용 승용차 같은 과세 사각지대 정비로 법인에서 걷는 세금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Q. 이번 세법개정안의 비과세·감면 효과는 얼마나 되나.

A. (문 실장) 비과세·감면과 관련해 증가하는 세수는 9천480억원, 감소하는 세수는 497억원이다. 세수 9400원이 순증한다. 비과세·감면을 포함한 2015년 세법개정안의 전반적 세수 효과는 1900억원이다. 작년 세법개정안 세수효과 5680억원보다 2배 정도 많다.

Q. 청년고용증대세제로 청년 고용이 얼마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나. 이 대책이 예상보다 더 큰 효과를 내면 재정이 어려워지지 않나.

A. (주 차관) 3만5000명+알파(α)의 청년고용을 예상하고 있다. 일시적으로는 재정에 부담이 있을지 몰라도 청년들이 정규직 일자리를 갖게 되면 근로소득이 생기고, 소비가 많이 돼 결국 재정에 도움이 된다는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Q. 종교인 과세의 경우 국회에서 법 통과가 안 된다면 시행령으로라도 과세할 의지가 있는 것인가.

A. (주 차관) 종교단체와 국회 등 이해관계자를 설득해 법이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일부 종교단체를 제외하고는 상당수가 종교인 과세에 대해 공감하고 있고, 여론도 동조하고 있다.

Q.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성형수술을 받으면 부가가치세를 돌려주는 세법개정안이 성형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A. (주 차관) 메르스 사태로 의료 관광이 상당히 위축됐다. 상대적으로 가격에 민감한 중국 의료관광객을 다시 국내로 끌어들인다는 측면에서 도입된 것이다. 미용성형을 받은 환자가 공항에서 부가세를 환급받고 나가면 자연스럽게 세수가 노출되는 점도 측면도 있다.

Q. 해외직구 활성화를 위한 세법이 이번 개정안에 담겼다. 국내 중소기업에서 사야 할 물건을 해외에서 사게 되지 않을까.

A. (주 차관)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다. 국내에서 생산된 물건을 사는 게 가장 좋지만, 수입이 불가피하다면 국내 유통구조를 개선해 어려운 소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해외직구와 동시에 외국인이 국내 인터넷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는 '역직구'가 활성화되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Q.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주차장에 부가가치세가 붙으면 앞으로 주차요금이 오른다고 봐야 하나.

A. (주 차관) 민영 주차장과 경쟁하는 문제가 있어 부가세를 매기게 됐다. 주차요금 체계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